이승엽이 5-4로 앞선 7회말 요코하마 투수 가토 다케하루를 상대로 시즌 2호 홈런을 날리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1970년대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 요미우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ON 타선’이 부활한 듯했다. ON은 홈런왕 오 사다하루(소프트뱅크 감독)와 ‘미스터 자이언츠’ 나가시마 시게오(요미우리 종신 명예감독)의 이니셜.
2일 도쿄돔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개막 3연전 마지막 경기. 이승엽(30·요미우리)의 홈런 제물이 된 투수는 이틀 전 개막전에 이어 이번에도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가토 다케하루였다.
5-4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말 1사후 네 번째 타석에 선 이승엽은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2볼에서 가토의 바깥쪽 높은 140km 직구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통쾌한 솔로 홈런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비거리는 120m.
이어 요미우리는 우투좌타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연속 타자 홈런을 날려 7-4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승엽-다카하시의 ‘LD 타선’은 12-2의 대승을 거둔 개막전에서도 홈런포를 합작했다.
이승엽은 첫 타석에선 0-1로 뒤진 1회말 1사 1, 2루에서 우익수 앞 안타를 날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 타구는 워낙 빨라 2루주자가 홈까지 들어오지는 못했지만 다카하시의 희생플라이와 아베 신노스케의 2타점 역전타로 연결됐다. 2회에는 잘 맞은 타구가 1루 호수비에 걸려 아웃됐고 5회는 병살타.
이승엽은 또 텃세가 심하기로 소문난 요미우리의 구성원으로서 확실한 인정을 받았다.
5회초 무사 1루에서 요미우리 두 번째 투수 우쓰미 데쓰야가 던진 공이 요코하마 4번 타자 사에키 다카히로의 머리 쪽을 향하자 양 팀 선수단이 모두 몰려나오는 일촉즉발의 사태가 벌어졌고 1루 수비를 하던 이승엽은 몸을 사리지 않고 그 중심에 있었다.
이로써 이승엽은 개막 3경기 연속 안타 행진과 함께 10타수 5안타(2홈런), 타율 0.500에 4타점, 7득점, 3볼넷의 맹타를 뽐냈다. 1일 2차전은 요코하마가 9-1로 승리.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