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10명이 그린 LG전자의 LCD모니터.사진 제공 LG전자
‘디지털과 휴먼 터치의 행복한 만남.’ 첨단 디지털 전자제품과 ‘인간의 감성’의 접목이 디자인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멀티플레이어 미니켓 포토’는 그 이름처럼 멀티 플레이어 엔터테이너다.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보이스 레코더, MP3플레이어,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수신 기능…. 명함 크기로 작고 슬림하다.
그런데 이 ‘똑똑한’ 기기 옆면에는 큼지막한 옛날 수동 카메라에서나 봤음 직한 추억의 수동 조그 다이얼이 달려 있다. 최승원 삼성전자 선임연구원은 “조그 다이얼은 디자인 공간을 덜 차지하면서도 멀티 기능을 강조할 수 있다”며 “하이엔드 제품일수록 아날로그 느낌인 휴먼 터치를 추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일본의 굿 디자인상을 비롯해 독일의 iF 디자인상과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았다.
대중 명품을 가리키는 ‘매스티지(masstige)’ 제품군에도 이런 경향이 나타난다. 수동 카메라 디자인의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DSRL)가 100만 원인 ‘대중적인’ 가격에 잘 팔리는 것이 한 예다.
삼성전자는 회중시계 디자인의 MP3플레이어인 ‘YP-W3’도 출시했다. 클래식한 스타일의 회중시계 모양을 차용한 이 제품은 백금 도금 위에 8개의 천연 다이아몬드를 사용했다. 휴먼 터치와 보석을 소재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한 것이다. 터치 패드 방식으로 전자제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디지털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최근 정통 하이파이 스피커를 구비한 고급 홈시어터 시스템 ‘XH-A7500’을 출시했다. 일반 홈시어터 제품과 달리 DVD플레이어와 앰프를 분리해 인간의 감성을 강조한 점이 특징. 스피커 외장은 풍부한 소리 울림 효과를 위해 피아노 마감재로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을 수작업으로 도장했다.
LG전자는 최근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인 세빗(CeBIT)에서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10명이 직접 그린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출시된 흰색 ‘초콜릿폰’에서는 라벤더 향기가 흘러나오고, ‘휘센’ 에어컨에서는 귀여운 펭귄 캐릭터 ‘휘니’가 다양한 동작으로 에어컨 상태를 표시해 준다. 이 모두가 휴먼 터치를 내세운 제품이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