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CC 추승균(32·사진)은 요즘 시도 때도 없이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2004년 7월 4일 결혼한 부인 이윤정(27) 씨가 첫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다.
예정일(지난달 29일)은 이미 지났다. 그래서 더욱 애가 탄다. 그러면서도 KTF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KCC를 4강으로 이끌었다. 2경기 평균 23.5득점에 야투 성공률은 64%에 이른다.
2일 전주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3점 뒤진 경기 종료 3.2초 전 동점 3점슛에 이어 파울까지 얻은 뒤 자유투를 넣어 기적 같은 1점 차 역전승을 주도했다.
추승균은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 첫판을 통과한 뒤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만약 3차전을 치러야 했다면 4일 부산에서 원정경기를 치러야 했기 때문. 승부가 일찍 끝나면서 추승균은 모처럼 남편 노릇을 할 수 있었다.
3일 아내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에 데리고 가 진찰을 받게 한 것.
‘예비 아빠’ 추승균이 이처럼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 아픈 과거 때문이다. 추승균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주무시다 갑자기 돌아가셨다. 어린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기에 누구보다 아버지 사랑이 그립다. 그래서 적지 않은 나이에 맞게 된 아기가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다.
“태어날 아기에게 우승 반지를 선물로 주고 싶어요.”
KCC와 현대 시절 이미 3차례 정상에 오른 추승균은 올 시즌 가족이 하나 더 늘게 돼 우승을 향한 의욕이 더욱 넘친다.
상복도 별로 없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도 거리가 멀어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명이 붙은 추승균. 하지만 KCC에선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
KCC와 맞붙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물 오른 승균이의 상승세를 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