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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대변인’ 박희태 부의장 회고록 출간

입력 | 2006-04-04 03:06:00


“삭막한 경쟁사회가 될수록 샘물 같은 유머와 번쩍이는 기지가 필요합니다.”

5선의 박희태(朴熺太·68·사진) 국회부의장이 1988년부터 1993년까지 민정당, 민자당 대변인 시절 겪은 얘기를 풀어 놓은 회고록 ‘대변인’(랜덤하우스 중앙)의 출판기념회(6일)를 앞두고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법무부 장관, 당 원내총무, 당 대표 등 굵직한 이력이 많지만 그가 아직도 가장 애착을 갖는 호칭은 ‘영원한 대변인’이다. 단순히 4년 3개월에 이르는 역대 최장수 대변인 기록 때문만이 아니다. ‘정치 9단’ ‘총체적 난국’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 등 지금도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수많은 조어(造語)가 그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에는 박 부의장이 겪은 정치 비화와 정치 조어의 배경도 풍부하게 기록돼 있다.

김종필(金鍾泌) 전 자민련 총재가 민자당 대표로 있던 1993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이 전격 실시한 금융실명제에 대해 “홍곡(鴻鵠·기러기와 고니)의 대지(大志·큰 뜻)를 연작(燕雀·작은 제비와 참새·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 어찌 촌탁(忖度·남의 마음을 미루어 헤아림)하지 못하겠느냐”고 했다는 일화도 소개돼 있다.

박 부의장은 설득력 있게 논평하는 비결에 대해 “사람들은 남의 말을 길게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짧은 말로 긴 여운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