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프로야구 미디어 데이에 참가한 8개 구단 대표 선수와 신인 선수가 포즈를 취했다. 앞줄은 신인 선수, 뒷줄은 8개 구단 대표 선수. 앞줄 왼쪽부터 유현진(한화) 장원삼(현대) 이재원(SK) 나승현(롯데) 한기주(기아) 김기표(LG) 김효남(삼성) 민병헌(두산). 뒷줄 왼쪽부터 김태균(한화) 이숭용(현대) 김재현(SK) 손인호(롯데) 김종국(기아) 서용빈(LG) 오승환(삼성) 홍성흔(두산). 연합뉴스
지난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국민 감독’으로 떠오른 김인식(59) 한화 감독은 여전했다.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6 프로야구 미디어 데이. 편안하면서도 여유롭지만 독특한 철학이 담긴 ‘김인식 화법’은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김 감독을 비롯해 이날 행사에서 나온 ‘말의 성찬’을 음미해 보자.
○ 송진우 나이 제일 많아서 개막전 선발
감독 출사표를 밝히는 시간. 김 감독 차례가 됐다. 우승과는 거리가 먼 뜻밖의 말이 나왔다. “지난해 선수들이 잘해 줘서 4위를 했다. 어떻게 보면 다른 팀이 못해서 재수 좋게 4강에 들었다. 올해도 재수 좋게 올라갔으면 좋겠어.”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개막전 선발로 송진우를 낸 이유에 대해선 “아주 간단해. 나이가 제일 많거든”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본인도 개막전은 자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나이대로 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 너무 오래 포스트시즌 못 갔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자는 뜻인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이날의 최고 인기 용어였다.
롯데 주장 손인호는 “우리 팀은 가을에 야구 안 한 지 너무 오래됐습니다. 올해는 기필코 가을에 야구하는 팀이 되겠습니다”라고 선창을 하자 신인 나승현은 “롯데가 가을에 야구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겠습니다”고 화답했다. 사회를 본 이진형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팀장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진짜 가을에 꼭 야구 많이 하십시오”라고 덕담을 건넸다.
작년 7위에 머문 현대의 신인 장원삼도 “올해 롯데와 같이 가을에도 야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 입이 아닌 몸으로 보여 주겠다
두산 포수 홍성흔은 “WBC를 ‘입’으로 하고 왔다는 말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젠 몸으로 보여 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화 김태균은 “시범경기 꼴찌 팀이 우승 확률이 높다고 들었다”고 했다. 노장진의 팀 무단 이탈 사건을 겪고 있는 롯데 강병철 감독은 “도망간 선수도 있고 좀 복잡하다. 미리 매를 맞은 거라 생각한다. 앞으론 집안 단속 잘하겠다”고 했다.
2006 프로야구 개막전 선발 투수팀 이름장소 이름팀두산리오스잠실최상덕L GS K신승현문학캘러웨이현대삼성배영수대구이상목롯데한화송진우대전김진우기아8일. 경기 개시 시간은 16시.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