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환 기자
많은 사람이 부자 되기를 열망한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부자들의 생활 태도를 배우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확천금을 노려 로또나 투기 성격이 강한 투자에 집착하는 사람이 많다.
삼성증권 Fn아너스테헤란점 이애란 차장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부자를 상대하는 투자 상담가다. 그는 자산 중심 영업을 선언한 삼성증권에서 단 3명뿐인 ‘마스터 프라이빗뱅커(PB)’ 가운데 한 명이다.
그가 관리하고 있는 고객의 자산은 무려 1590억 원. 어지간한 증권사의 한 영업점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와 맞먹는다.
‘부자 전문가’인 그는 이렇게 단언한다.
“부자들은 성실하고 검소합니다. 무슨 일이건 신중하며 진지합니다.”
○ 진짜 부자는 아낄 줄 알고 시간관리도 철저
고객들이 이 차장에게 맡긴 돈은 1인당 10억∼30억 원 정도. 이들 고객이 갖고 있는 금융자산은 1인당 60억∼100억 원 수준이다.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이 아니라 현금성 금융자산만 이 정도니 그가 담당하는 고객들은 ‘진짜 부자’인 셈.
그가 전하는 진짜 부자의 모습은 이렇다.
“대부분 자신 것뿐만 아니라 남의 것까지 아낄 줄 아는 사람입니다. 식당에서도 음식을 남기는 법이 없고 티슈 한 장을 쓸 때에도 아까워해요.”
고객들 가운데 흥청망청 돈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열심히 살고 아껴 부를 축적한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부자가 된 이후에도 몸에 밴 습관대로 알뜰하게 산다는 것.
부자들의 또 다른 특징은 시간 개념이 철저하다는 것.
“정말 1초를 아껴 쓰는 것 같아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걸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약속 시간을 반드시 지키고,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할까를 늘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 자신의 시간 관리에 철저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 부자가 되는 지름길은 따로 있을까?
그에게 ‘부자가 되기 위한 금융 노하우’를 물었다.
“정답은 없어요. 하지만 부자들의 생활 습관을 보면 힌트는 있어요.”
그가 말하는 힌트는 3가지. 우선 성실하게 공부해야 한다.
그가 보기에 부자는 일확천금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씩 또박또박 자산을 불린 사람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많아야 한다. 실제 부자들은 모르는 것을 끊임없이 물어보며 배우려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둘째는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대부분 젊은 사람은 일에는 도전적이지만 금융 지식을 쌓는 데는 게으른 편이다. 그리고 지나치게 ‘원금 보존’에 집착해 재테크와 관련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
“손실 한도를 정해 놓고 젊었을 때 여러 투자를 해 보고 실패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배운 지식이 진짜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 밑거름이 돼요.”
마지막 힌트는 ‘늘 가족과 상의하라’는 것이다. 인생의 큰 설계를 하고 그것을 가족과 의논해야 한다. 그래야 가족과 함께 ‘작은 실패’의 어려움도 이겨 나갈 수 있고 ‘큰 성공’의 기쁨도 누릴 수 있다.
가족이 모여 공부함으로써 금융 지식을 체계적으로 쌓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함께 공부하다 보면 재미도 생기고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부자들은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 성실한 모습이 그들을 부자로 만든 거겠지요.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 따로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성실하게 배우고 그것을 실천하겠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애란 차장은… △1970년 생 △1993년 이화여대 법학과 졸업 △1993년 삼성증권 입사 △2001년 Fn아너스 청담점 과장 △2005년 삼성증권 마스터PB 선정 △2006년 Fn아너스 테헤란점 차장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