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17·경기고·사진)이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냈다.
박태환은 7일 중국 상하이 치종경기장에서 열린 2006 세계쇼트코스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 40초 43을 기록하며 세계 최강 유리 프릴루코프(3분 38초 08·러시아)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1929년 대한수영연맹이 발족한 이래 한국 수영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것은 쇼트코스(25m)와 정규코스(50m)를 막론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남자 자유형 400m는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그랜트 해켓(호주)이 불참했을 뿐 세계 랭킹 10위권 선수가 대부분 출격해 내년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과 2008 베이징 올림픽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박태환의 메달은 의미가 크다.
박태환은 350m 지점까지 3위를 달렸으나 마지막 50m를 남겨 놓고 마시밀리아노 로솔리노(3분 41초 04·이탈리아)를 0.61초 차로 제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진작부터 한국 수영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내다보는 유망주였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청중 3학년이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는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로 출전했지만 생애 첫 국제대회에서 당황한 나머지 출발 직전 풀로 떨어져 실격당했다. 하지만 1년 반 만에 ‘월드 스타’로 우뚝 선 것.
박태환은 “2월 초 맹장 수술을 받아 겨울훈련량이 많이 부족해 메달은 기대도 안했는데 얼떨떨하다”며 “라이벌 장린(중국)에게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또 “앞으로 아시아경기대회 등 큰 대회에서도 계속 기록을 줄여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