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 한섬과 더베이직하우스는 ‘극과 극’에 해당한다. 한섬의 ‘타임’ ‘마인’ 등 여성 의류브랜드는 정장 한 벌이 보통 100만 원을 넘는다. 백화점 위주로 입점해 있는 고급 의류의 선두주자다. 더베이직하우스는 저가 캐주얼의류 시장의 혜성 같은 존재로 지난해 12월 증시에 얼굴을 내밀었다. 정장 스타일의 옷 한 벌은 10만 원 선이며 길거리 숍만 고집한다. 한국 소비구조가 양극화하면서 두 업체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의류업체로 자리 잡았다.》
○ 한섬: 충성도 높은 소수 정예
한섬은 소비자도 가려서 받는다. 경기가 좋건 나쁘건 고가정책을 유지하고 세일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찾을 고객은 다 찾아온다는 것.
이 회사의 소비자 로열티는 꽤 높은 편이다. 경기가 나빴던 2004년 매출은 26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6.6% 늘었다. 경기가 개선된 지난해 매출은 3042억 원으로 전년보다 17.0% 늘었다. 매출이 경기의 영향을 거의 안 받는다는 뜻이다.
반면 더베이직하우스는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캐주얼 브랜드여서 10, 20대가 즐겨 찾을 것 같지만 30대 이상 고객 비중도 30%에 이른다. 자녀 옷을 사 주려고 매장을 찾은 여성이 남편과 자신의 옷도 산다는 것. 하지만 싼 가격 때문에 한두 번 사 입는 사람이 많아 고객 충성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두 업체의 점포 운영정책도 정반대다.
한섬은 백화점이 주된 영업망이다. 고급 이미지를 위해 매출액의 28∼30%를 수수료로 백화점에 내면서도 백화점 위주의 영업을 한다. 한섬의 브랜드 파워가 높기 때문에 백화점에 내는 수수료는 다른 의류업체에 비해 2%포인트가량 낮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인건비, 마케팅비, 백화점 수수료 포함)은 18∼20%로 다른 여성 의류업체(평균 6∼8%)보다 훨씬 높다.
○ 더베이직: 부담없이 누구나 모두
반면 더베이직하우스는 백화점에 들어가지 않는다. 오로지 길거리 숍을 고집한다.
이유는 각 지역의 핵심 상권에 100평대 넓은 매장을 갖는 게 저가브랜드의 경쟁력이라고 보기 때문. 어린이부터 장년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옷을 집어넣고 ‘골라’ 사게 한다.
더베이직하우스의 영업이익률도 15%나 된다. 한섬과 달리 ‘쓸데없는 영업비용’을 쓰지 않고 해외 생산을 통해 원가를 뚝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물건을 생산한 뒤 원가에 마진을 붙여 물건값을 정하지 않고 시장에서 팔릴 만한 가격을 먼저 정한 뒤 해외에서 싼 원단과 노동력을 구해 제품을 만든다.
사실 한섬은 해외생산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구조다. 고가 여성의류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원단, 끝마무리에서 제품의 경쟁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잘나가는’ 두 회사지만 현재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섬은 오래된 브랜드에 너무 의존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더베이직하우스는 ‘마인드브릿지’ ‘볼’ 등 새로 내놓은 브랜드가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한섬, 이 점이 포인트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의류 소비의 최대 수혜주다. 브랜드별로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고객층이 두껍고 세일을 하지 않는 정책으로 브랜드 관리를 가장 잘 하고 있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만4000원.(서울증권 강희승 연구원)
○ 더베이직하우스, 이 점이 포인트 전체 생산량의 90%를 해외에서 들여온다.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단일 브랜드 기준 국내 최대 디자인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품 기획력이 뛰어나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만7000원에서 하향 조정 중이다.(부국증권 최상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