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은 분노…“강제이주 보상을” 美 법원에 소송▼
“지구촌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해 당신들의 희생이 필요하다.”
1946년 3월 태평양 국가 마셜 제도의 비키니 섬 주민 167명은 당시 미국 해군 벤 와이어트 제독의 명령에 따라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이 세계의 모든 전쟁을 끝낸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핵무기 실험장소로 이곳을 택했기 때문이다.
1994년 비키니 섬 주민들은 미 정부를 상대로 집에서 강제로 쫓겨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온 것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7년 뒤인 2001년 마셜 제도 수도의 핵청구법정은 “미 정부는 비키니 주민들에게 5억630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 정부가 지급한 돈은 4575만 달러이며 비키니 주민들의 손에 쥐여진 돈은 230만 달러에 불과하다.
비키니 섬 생존자 56명은 토마키 주다 비키니 상원의원 등을 소송 대리인으로 해 “미 정부는 피해 보상금 5억6300만 달러를 지급하라”며 미 연방법원에 12일 소송을 제기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프랑스는 잔치…“패션혁명 60돌” 대대적 행사 준비▼
미국과 유럽의 여성들이 발목까지 가리는 치마를 입고 수영을 하던 시대. 신사들이 피아노 다리에까지 양말을 신기던 1946년. 그해 프랑스 파리 모리토르 수영장에서 열린 수영복 대회에 등장한 비키니는 1만 명의 관중에게 원자폭탄만큼의 충격을 주었다.
영국 신문 더타임스는 14일 비키니의 원조국인 프랑스가 패션의 세계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온 비키니의 탄생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파예트 백화점은 비키니 수영복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고, 출판사인 아슐린은 비키니 역사에 대한 396쪽짜리 안내서를 내놓았다. 패션 디자이너들도 독창적인 감각의 비키니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동차 엔지니어에서 여성복 상점 주인으로 변신한 프랑스인 루이 레아드가 만든 비키니는 아무도 입으려 하지 않아 결국 첫 모델은 카바레 스트립댄서인 미셸린 베르나르디가 맡았다. 비키니라는 이름도 핵실험만큼 충격적인 패션이라는 뜻으로 미국이 원폭실험을 하는 장소인 태평양 비키니 섬에서 따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