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상자’가 ‘약 상자’로 바뀌었다.
한나라당 박성범(朴成範) 의원 부인 신모 씨에게 케이크 상자에 21만 달러를 담아 건넸다고 주장한 서울시 중구청장 출마 희망자 측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바꿨다.
이들은 “(돈을) 케이크 상자가 아니라 K제약에서 나온 혈액 순환을 돕는 건강보조식품 종이상자에 담아서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자는 가로 세로 각 20cm에 두께는 7∼8cm 정도라고 한다. 크기는 케이크 상자와 비슷하지만 손잡이는 없다. 이 상자에 100달러짜리 지폐를 가득 담으면 21만 달러가 들어간다는 것.
한나라당은 자체 조사에서 성낙합(成樂合·사망) 전 중구청장 부인의 인척인 장모 씨가 신 씨에게 ‘케이크 상자’에 21만 달러와 수표로 1000만 원을 담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고 발표했다.
금품 제공자 측은 왜 ‘케이크 상자’에서 ‘약상자’라고 진술을 바꿨을까. 이유는 알 수 없다. 혹시 당초 한나라당 조사 때와 달리 박 의원 측을 보호하려는 뜻에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나온다.
케이크 상자에 돈을 넣었다면 받아본 사람이 모양이나 무게로 금방 구분할 수 있지만, 약상자에 넣어 포장을 했다면 뜯어보기 전에는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 의원 측은 “(상자에) 돈이 들었는지 몰랐다”고 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