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오랜만에 가수 조용필(56)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방금 22일 공연 마지막 리허설 마치고 왔어.” 밥 한 끼 든든하게 먹은 듯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올해 공연 주제는 열정이야. 이번엔 처음부터 끝까지 록 음악으로 관객들을 ‘작살’내려고 해. ‘조용필의 록 콘서트’, 생각만 해도 기대되지 않아요?”
지난해 그의 공연 주제는 ‘평화’였다. 서울 월드컵경기장 등 전국의 월드컵 경기장을 돌며 26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고 8월에는 평양에서 단독 공연도 했다.
올해의 기획은 ‘플로어 스탠딩 콘서트’. 22일 경기 부천시 부천실내체육관을 시작으로 제주, 천안, 전주, 창원, 구미 등 중소 도시의 체육관을 돌며 중장년층 관객들을 공연 내내 ‘세워 둘’ 예정이다. 그는 “부천 콘서트 스탠딩 1000석은 벌써 매진됐다”고 자랑했다.
“매년 똑같은 히트곡만 부르면 재미없잖아. 지난해 주제인 ‘평화’와 반대되는 이미지가 ‘열정’이라고 생각했지. 올해 초부터 미국에 가서 공연을 여러 편 보며 연구했어요. 올해는 공연 처음부터 아예 ‘불태우자’는 생각이 들었지. 26곡 중에서 20곡이 그동안 잘 부르지 않았던 ‘청춘시대’나 ‘아시아의 불꽃’, ‘아이마미’ 같은 록 음악이야.”
그는 올해 말 또 하나의 공연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용필 마니아들을 위한 1000석 규모의 ‘작은 콘서트’를 열어 ‘숨은 명곡’을 부르겠다는 것. 연말까지 쉼 없이 무대에 서겠다는 조용필. 체력이든 노래든 부담은 없을까.
“부담 전혀 없다니까…. (한참 생각하다) 근데 사실 팬들이 쓰러질까 봐 걱정은 돼. 에이, 모르겠다. 그냥 눈 딱 감고 달리는 거야.” 공연 문의 1544-7533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