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물려 쓰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고 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을 넘어서는 가치를 가진 제품, ‘괜찮은 제품’이 아닌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고자 합니다.”
방한 중인 독일 주방용품 전문업체 휘슬러사(社)의 게오르크 탈러(46·사진) 사장은 2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휘슬러 제품은 고품질이긴 하지만 고가(高價) 제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질문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탈러 사장은 시장 변화에 맞는 신제품 및 경영전략을 찾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을 순방 중이다. 휘슬러는 주방용품에 특화해 올해로 창립 160년을 맞은 장수(長壽)기업으로 4대째 오너 경영을 하며 독일 내에서만 생산하는 것이 큰 특징.
휘슬러의 명성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핵심 기술의 철저한 관리에 의한 것. 알루미늄 재질을 최초로 주방용품에 도입해 세계 최초로 프라이팬 단열손잡이를 제조하는 등 ‘세계 최초’가 많고 각종 특허도 200여 가지지만 핵심 기술은 ‘오너의 며느리도 모를 정도’로 철저히 보안을 지킨다. 가령 밥솥 등의 표면을 마무리하는 장비의 생산기술은 기술 유출이나 모방 등을 우려해 특허신청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독일의 많은 유명 제조업체도 생산비 절감 등을 위해 인도 중국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지만 휘슬러는 요지부동이다.
“인도에서는 하루에 3번씩 정전이 납니다. 근로자들의 근무 태도나 충성심도 독일과 다릅니다. 임금 외의 비용을 포함하면 독일과 인도의 생산비 차이는 5% 남짓에 불과합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