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내는 성질이 있는 화합물 반도체 산업이 최근 전광판을 비롯한 조명 분야를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컬러전광판이 국내에 등장한 것은 불과 10년 전. 빛을 내는 발광소자의 값이 비싸고 제작하기도 어렵다. 그 한계를 뛰어넘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화합물 반도체(갈륨 질소 비소 등 원소를 결합해 만든 반도체)’이다.
26일 화합물 반도체의 연구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나노소자특화팹센터(대표 이중원)가 경기 수원시 영통에서 문을 열었다. 팹(Fab)은 공장(Factory)과 연구실(Laboratory)의 합성어로, 시장성 높은 상품 개발을 위해 기획뿐 아니라 관련 기자재를 저렴하게 대여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반도체 시장의 주류는 실리콘 반도체였다. 한 통계에 따르면 작년 반도체 시장 규모(2371억 달러)에서 실리콘 반도체가 90%를 차지했다.
그러나 실리콘은 빛을 내지 못하고 1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보다 작게는 가공하기 힘들다. 또 2GHz 이상의 고주파를 가하면 반도체 성질을 잃어 휴대전화 같은 이동통신기기에는 사용할 수 없다.
반면 화합물 반도체는 원소에 따라 다양한 빛을 뿜어내고 빛 번짐이 없어 광(光) 소자나 조명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 높은 주파수를 낮게, 작은 신호를 크게 만드는 독특한 성질 때문에 통신장비 부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휴대전화 자판, 액정디스플레이 조명, 전광판은 물론 레이더, 미사일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된다. 한국은 최근까지 화합물 반도체의 불모지였던 게 사실. 한 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2억 대 휴대전화의 부품과 무선장비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조명기기는 10% 정도만 자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나노소자특화팹센터 기술고문을 맡고 있는 윤용훈 박사는 “화합물 반도체 시장은 매년 30%씩 급성장하고 있다”며 “2015년까지 일상 조명기기의 대부분은 화합물 반도체를 사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