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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종합]최홍만 얼마나 세졌을까…30일 강적 프레데터전

입력 | 2006-04-28 03:01:00


‘테크노 골리앗’이냐 ‘프레데터(외계인 약탈자)’냐.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인 한국의 ‘골리앗’ 최홍만(26·218cm·158kg)이 30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 프로레슬러 출신 프레데터(36·198cm·139kg·사진)와 맞붙는다.

이 대회는 연말에 열리는 K-1 월드그랑프리 본선 참가자격을 가리는 예선전이다. 최홍만은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8강에 진출해 따로 예선을 치르지 않아도 본선인 월드그랑프리 16강 진출 자격을 이미 획득한 상태. 최홍만은 미국 경기에서는 본선 진출 자격과는 별도로 열리는 이벤트 경기인 ‘슈퍼 파이트’에 출전한다.

월드그랑프리 4강 진출이 목표라고 밝힌 최홍만으로선 올 첫 경기에서 기량 개선 여부를 검증받는 자리다.

본명이 ‘실베스터 터키’인 프레데터는 힘이 좋은 선수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1993년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레슬링 헤비급 챔피언 출신이다. 프로 무대에서는 쇠사슬을 감고 나와 험악한 인상을 풍긴 뒤 주먹으로 상대 얼굴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스타일을 보여 왔다. 영화 속 외계인 인간 사냥꾼을 뜻하는 ‘프레데터’라는 별명도 이때 생겼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그는 2003년 일본의 K-1무대로 진출했다. 지난해 말 2005 다이너마이트대회에서 K-1 월드그랑프리 챔피언 출신 레미 보냐스키(네덜란드)와 접전 끝에 1-2로 판정패했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잘 다져진 기본기로 차근차근 보냐스키를 밀어붙여 많은 타격을 입혔다. 당시 판정에서는 보냐스키가 기술적으로 앞서 근소하게 이겼지만 실제 상대에 입힌 타격에선 프레데터가 앞섰다는 분석도 있었다.

보냐스키는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8강전에서 최홍만을 3-0 판정으로 물리쳤던 선수다.

최홍만.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홍만으로선 보냐스키와의 경기에서 드러났던 약점을 극복하는 것이 올 시즌 과제다. 그의 주특기인 무릎차기의 위력은 이미 검증됐다. 하지만 펀치와 로킥 등의 기술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점이 지적되고 있다.

격투 전문지 ‘엠파이트’의 이성호 편집장은 “아직까지는 최홍만의 기술이 늘었다고 볼 수 없다. 월드그랑프리에서 마주칠 선수들은 다양한 기술과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최홍만이 기본기를 다듬고 다양한 무기를 개발하지 않으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프레데터와의 경기에선 스피드보다는 힘과 힘이 부딪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천하장사의 힘을 지닌 최홍만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다. 그렇다고 프레데터가 힘에서 아주 열세는 아닌 데다 기초가 튼튼한 선수라 쉽게 볼 수 없다. 새 코치를 맞아 타격 기술을 익혀온 최홍만은 강적인 프레데터와의 경기에서 실력 향상 여부를 제대로 검증받게 됐다. MBC-ESPN에서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