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은 물론 아시아 출신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명문 예일대 총학생회장에 선출된 최재훈 씨. 사진 제공 예일 데일리
한국계 학생이 3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명문 예일대에서 처음으로 총학생회장에 선출됐다. 아시아 출신 학생으로서도 처음이다.
27일 이 대학 신문인 예일 헤럴드에 따르면 역사학 전공으로 3학년에 재학 중인 최재훈(21) 씨가 최근 실시된 총학생회장 투표에서 당선됐다. 임기는 1년.
최 씨는 집계 결과 경쟁 후보와 230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던 박빙의 접전 끝에 당선됐다. 최 씨는 가을 학기가 시작되는 2006∼2007학년도의 예일대 학생회 운영을 책임지게 된다.
1701년 설립된 예일대는 코네티컷 주 뉴헤이븐에 소재한 명문 사립대로 보수적이고 귀족적인 학풍의 대표적인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
‘한인 학생들도 미 주류 사회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바란다’는 한인 목사의 격려가 최 씨가 이번 선거에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태어난 최 씨는 한국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휴스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예일대에 입학했다. 고교 시절에도 학생회장으로 활동했으며 대학 입학 후 예일대 학생회에서 집행위원회 재무담당 책임자로 일하기도 했다. 또 학내 스포츠 고문단을 새로 만드는 등 회장 당선 전부터 활발하게 학생회 활동을 했다.
그는 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 태권도를 배웠다고 소개하면서 “(필드하키 등의 라이벌인 인근) 퀴니피액대도 태권도 정신으로 제압하겠다”고 말했다. 또 ‘가장 좋아하는 미 대통령이 누구냐’는 질문에 “(170cm 정도로 작은 편에 속하는) 존 애덤스 대통령이며 그의 키가 나만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재치 있게 답하기도 했다.
이어 최 씨는 학생회 운영에 대해 “학생의 학내 생활을 개선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며, 재정 지원을 늘리는 것 역시 우선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대한 예술가들을 캠퍼스에 초대하거나 학교 당국과 협력해 사회정의 문제를 다루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씨는 주류 제조업체 무학의 창업주인 최위승 회장의 손자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