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 See’.
▼‘3인의 누드 - 에로티시즘’▼
서울 종로구 관훈동 김영섭사진화랑은 3일부터 8월 29일까지 개관 3주년 기념으로 ‘3인의 누드 사진전-에로티시즘’전을 연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사진작가 로버트 매플소프(1946∼1989), 리 프리들랜더(72), 이리나 이오네스코(71)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게이이자 ‘문화 테러리스트’라고 불렸던 매플소프는 여성이 아닌 남성을 모델로 에로틱한 사진을 만들었다. 에이즈로 43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그는 늘 예술과 포르노그래피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이번 전시에선 그가 찍은 남자 누드와 성기를 표현한 정물 사진이 나온다.
현재 파리에 살고 있는 이리나 이오네스코는 친딸을 누드모델로 삼아 찍은 사진 ‘거울의 신전’(1977)을 발표하면서 엄청난 비난과 화제를 모았던 여성 작가. 그는 강한 흑백의 대비, 레이스나 화려한 소품을 사용해 퇴폐적이면서도 초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리 프리들랜더는 미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중 한 사람. 이번 전시에선 그가 찍은 누드와 풍경사진이 함께 소개된다. 그의 누드 사진은 꼬이고 뒤틀린 몸, 흐트러진 몸짓을 담고 있다. 19세 이상 관람가. 관람료 5000원. 02-733-633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재미작가 바이런 김 개인전▼
이오네스코 작 ‘거울의 신전’.
도심의 빌딩 앞 거리 풍경, 아파트 옥상에서 바라본 하늘, 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공원, 식탁이 자리 잡은 실내 공간…. 어지러운 퍼즐처럼 여러 장의 사진을 이어 붙인 듯한 작품들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구석 어딘가에 사람의 다리 혹은 그림자가 보인다. 작품 안으로 들어간 작가의 존재증명 같은 흔적이다.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화동 pkm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재미작가 바이런 김은 투명한 푸른 하늘을 담은 ‘일요일 그림’ 시리즈와 함께, 새로 시도한 사진 작업 ‘What I See’ 등 40점을 소개한다.
사진 작업은 1층에 전시된다. 작가에게 의미가 있는 공간에서 찍은 수십 장의 사진들을 퍼즐처럼 이어 붙여 파노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한 뒤 다시 사진으로 촬영해 완성했다. 100만 화소급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매우 일상적 소재를 담고 있지만, 조금 떨어져서 보면 눈부실 정도의 빛과 색채의 향연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작가가 직접 관찰한 하늘을 그린 ‘일요일 그림’이 걸린 2층 전시장은 예일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작가의 감수성을 보여 준다. 02-734-9467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