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이 되어 돌아온 자니 데이먼(33·뉴욕 양키스·사진)에게 보스턴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2일 보스턴 홈구장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양키스와 보스턴의 시즌 첫 경기. 메이저리그 최고 라이벌인 두 팀의 맞대결에서 팬과 언론의 눈은 온통 데이먼에게 쏠렸다.
데이먼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보스턴의 중견수로 활약했던 선수. 2004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스토브리그 때 데이먼은 보스턴의 4년간 4000만 달러 제안을 거절하고 4년간 5200만 달러를 받고 양키스로 팀을 옮겼다.
보스턴 시절 데이먼은 긴 머리와 얼굴을 뒤덮은 수염으로 ‘동굴 맨’으로 불리며 홈 팬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 데이먼이 양키스의 전통에 따라 단정한 머리와 깨끗한 얼굴로 펜웨이 파크에 나타났으니 보스턴 팬들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보스턴 팬들에게 데이먼은 ‘면도한 얼간이’일 따름이었다.
1회말 수비 때 보스턴 팬들은 데이먼을 향해 지폐 뭉치를 던졌다. 양키스의 돈에 팔려갔다는 항의의 표시. 대부분이 모형 돈이었지만 실제 지폐를 던진 관중도 있었다.
데이먼은 올해 초 팀을 옮기면서 지역 신문에 보스턴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전면 광고를 싣기도 했지만 팬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극심한 부담 속에 데이먼이 제 활약을 펼칠 리 만무. 데이먼은 결국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경기는 3-3 동점이던 8회 마크 로레타의 적시타와 ‘빅 파피’ 데이비드 오티스의 3점 홈런에 힘입어 보스턴이 7-3으로 승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