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길 자극하면 소화가 잘 되고, 간장이 좋아집니다.”
2일 오전 인천 부평구 산곡3동 현대아파트1단지 노인회관에서 노인 20여 명이 ‘건강 체조’를 하고 있었다.
손창수(78) 노인회장의 시범 동작에 맞춰 손뼉 치기, 허벅지 치기, 귓불 당기기 등 온몸을 때리고 자극하는 체조가 40분가량 이어졌다.
벽면에는 ‘걷자! 걷자! 두 다리는 2명의 의사’ ‘운동을 하면 운이 좋아진다’라는 건강 표어가 붙어 있었다.
노인들은 노인회관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먹기 전에 건강 체조를 한다. 이날 최고 어른인 박귀옥(98) 할머니도 체조를 따라 했다.
아파트단지에는 박 할머니와 똑같이 1908년에 태어난 이원풍(98) 할아버지가 있다. 두 사람은 거의 매일 노인회관에 나와 점심을 먹고 오후 늦게까지 놀다 집으로 돌아간다.
친구와 함께 건강을 다지고 마음을 즐겁게 하는 스포츠댄스, 수지침, 민요 등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이 매일 진행되기 때문이다.
노인회관 뒤편에는 쑥갓, 열무, 파 등 채소를 가꿀 수 있는 텃밭과 게이트볼장이 있다. 노인이 기른 채소는 점심 반찬으로 사용한다.
게이트볼장은 산곡3동에서 유일하게 가로 17m, 세로 22m인 정규구장 크기를 갖추고 있다. 노인 30∼40명이 편을 짜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게임을 벌인다.
노인회에서는 15년 전부터 방학 때마다 청소년 예절교육을 한다. 교육자 출신 4명이 강사로 나서 예절과 서예, 한문을 무료로 가르친다.
입주자 대표회의(회장 박한섭)에서는 어버이날인 8일 두 노인의 백수를 기념해 동네잔치를 열기로 했다. 106동 앞 광장에 간이무대를 차려놓고 풍물 및 민요 공연을 한다.
또 부모를 극진히 보살피는 아들과 며느리에게는 효부상과 효자상을 준다.
백수잔치 추진위원회 김완희(70) 회장은 “한국 나이 99세(백수·白壽) 이후부터는 나이를 초월했기 때문에 100세, 101세라 부르지 않고 모두 백수로 칭한다”며 “노인이 즐겁게 사는 장수마을임을 알리기 위해 잔치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