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가 변신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속속 추진되면서 한국의 금융·증권 중심지에서 동북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 ‘업그레이드’될 준비를 하고 있다.
여의도 중소기업종합전시장 터에선 미국 AIG그룹의 아시아지역 본부가 옮겨올 서울국제금융센터(SIFC)가 착공을 앞두고 있고, 통일주차장과 한국HP빌딩 옆 SK주유소 터에도 초고층 복합건물이 개발되고 있다.
또 2008년 말에는 여의도와 강남을 이어줄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여의도로 가는 길이 훨씬 편리해질 전망이다.
서울시와 AIG그룹이 동북아 금융중심도시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SIFC는 4월 말 건축허가를 받고 10월경 공사를 시작한다.
1조3000억 원을 들여 중소기업종합전시장 터 1만여 평에 연면적 14만5000평 규모로 31∼54층짜리 오피스 빌딩 3개 동에 호텔, 쇼핑몰 등을 함께 지을 예정.
길 건너편 통일주차장 터(1만4000평)에는 다국적 부동산개발회사인 ‘스카이랜 프라퍼티즈 코리아’가 2010년까지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대형 복합단지 ‘파크원(Parc1)’을 짓는다. 여의도 63빌딩(249m)보다 높은 70층(270m)의 오피스 빌딩 2개 동과 쇼핑몰 1동, 호텔 1동 등이 연면적 19만4000평 규모로 들어선다.
한국HP빌딩 옆 SK주유소 터에는 복합빌딩 ‘에스-트레뉴(S-Trenue)’가 들어선다. SK네트웍스가 시행사로 연면적 1만2000평, 40층 규모로 건물을 지을 계획.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주변 금융기관의 외국인 임원을 상대로 오피스와 휴식 공간이 접목된 새로운 개념의 건물을 선보일 것”이라며 “일반 사무실이나 오피스텔과 달리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호텔 서비스를 제공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중인 지하철 9호선은 이런 개발사업을 뒷받침해 주는 호재. 현재 여의도는 지하철 5호선으로 도심과 쉽게 오갈 수 있지만 강남 지역과는 연계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2008년 12월 김포공항과 서초구 서초동 교보생명사거리를 연결하는 9호선 1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여의도는 강남과 도심을 모두 20분대에 도달할 수 있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게 된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