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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내 DNA를 가지고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입력 | 2006-05-06 03:01:00


◇내 DNA를 가지고 대체 뭘 하려는 거지?/데이비드 E 던컨 지음·김소정 옮김/359쪽·1만3500원·황금부엉이

흔히 신의 영역에 도전한다고들 말하는 분자생물학의 세계. 그렇다면 그 속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은 신적인 존재 또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존재일까.

여기 21세기 판도라 상자라 불리는 분자생물학계의 스타 과학자 7명이 있다. 저자는 4년간 과학자 600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들이 무엇을 꿈꾸고 고민하는지를 소개함으로써 유전자 혁명에 대한 환상과 공포를 걷어 내고자 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 게놈 연구의 상업화 원흉으로 비판받는 크레이그 밴트 박사는 진리를 위해선 악마와도 거래할 수 있는 파우스트다. 꼬마선충의 평균수명을 여섯 배나 늘려 놓으면서 인간 수명 연장 가능성을 탐구하는 신시아 캐년 박사는 신이 금한 과일을 따 먹은 이브다. 또 서로 다른 종의 DNA 합성기술을 개발했지만 스스로 그 규제안을 만든 폴 버그 박사는 신의 계율을 받든 모세다.

이들을 신화 속 주인공들에 비유하는 이 책의 전략은 오히려 이들의 신화화를 막는 효과를 낸다. 동시에 그들이 신도 악마도 아닌 인간이란 깨달음은 이들의 연구에 대한 보다 대중적인 이해가 필요함을 역설해 준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