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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이슈&고교교과]환율

입력 | 2006-05-09 03:00:00


환율, 어떻게 결정되나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외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수요는 원화를 달러화로 바꿔 이용하려는 시장 참여자들의 욕구이고, 달러의 공급은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어 이용하려는 욕구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환율 표시방법은 ‘원/달러 환율’이다. 이는 달러화와 원화의 교환 비율을 ‘1달러 당 몇 원의 가치가 있느냐’로 표현하는 ‘자국화폐 표시 환율’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화의 가치는 하락하며 원화의 가치는 ‘평가절상’이 이뤄진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품의 달러화 표시 가격’이 상승해 수출대상국의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낮아져 수출이 줄게 된다. 반면에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품의 원화표시 가격’이 하락해 수입품의 국내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입은 늘게 된다. [경제→국제 경제와 무역]

환율 하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감소·수입증가의 결과가 초래될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과 해외유학 등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어 달러화를 국외로 유출시키는 경제활동’이 촉진된다. 해외여행과 해외유학 등을 통한 달러화의 해외 지출행위는 국제수지 항목에서 서비스수지의 악화를 초래한다. 고유가와 국제경제 여건의 악화로 상품수지의 흑자가 축소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수지 악화현상이 심화되면 경상수지 전체의 적자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가 환란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 설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이, 환율하락의 추세 속에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경제→국제 거래와 경쟁력]

압력단체와 정부 개입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제1차 위원장단 회의를 열고 “고유가와 원화 가치 상승 등 심각하게 악화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환율 안정화 대책 등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는 압력단체 중에서, 이와 같이 자신들의 특수 이익 실현을 위해 정부의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 과정의 참여자를 이익 집단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익 집단의 특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로비 활동이라고 하고, 주로 입법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정치→정치 과정과 참여]

환율 안정의 주체

이처럼 재계가 고유가와 환율 하락에 따라 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안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 적자, 무역 적자 )가 더 커져 달러화에 대한 동아시아 통화의 환율 하락 압력이 더 거세질 전망이며, 한국경제를 포함한 국제경제의 불투명성과 가변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세계에 퍼져 있고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의한 환율의 인위적 조정 여지는 세계화된 외환시장의 힘에 비하면 너무나 작다. 경제의 세계화는 경제 분야에서의 주권 국가의 기능도 약화시키고 있다. 환율 안정과 국제 무역 질서 안정은 미국 경제의 정상화를 포함한 ‘세계시장’의 안정화를 통해서 가능하다. 이러한 ‘세계시장’의 안정화는 한 국가의 정부의 노력보다는, 국경선을 초월하여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 등 민간 경제 주체들의 노력에 의하여 달성될 것이다. [윤리→현대사회의 주권국가]

최 강 최강학원 원장·논술강사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