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자격 시험화하기 때문에 대학별고사에서 변별력을 구해야 하는 것이 대학의 주요 과제가 됐다. 이는 결국 2007학년도 수시 모집 대학별고사에서 다양한 시험의 장(場)이 펼쳐질 개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세분화된 문제를 출제함으로써 채점자의 주관성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최대한 도모하고, 부수적으로 교과 지식과의 연계를 통해 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는 통합 교과형 논술 유형이 각광받고 있다.
올해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물론 고교 1, 2학년 학생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시도될 통합 교과형 논술의 출제 유형을 숙지하고 그에 필요한 학습법 및 배경 지식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출제 유형에 따른 문제도 포함해 올해 수시모집을 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 제시문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사회학적 관점에서 보면, 유행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계층적 차이의 산물이다. 원래 명예는 신분의 명예이듯이, 다시 말해 명예의 성격과 그 윤리적 정당성은 개인이 자신의 명예를 지키면서 동시에 그가 속한 사회적 집단과 신분의 명예를 대변하고 유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처럼, 유행 역시 한편에서는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의 결합을 의미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보다 낮은 신분의 사람들에 대한 집단적 폐쇄성을 의미한다. 사교의 형식들, 복장, 미적 판단들 그리고 사람이 자신을 표현하는 일체의 양식은 유행을 통해 끊임없는 변화를 겪는데, 이때 ‘유행’은 언제나 상류 계층에서만 발생한다. 이들 계층은 이로써 하류 계층과 자신을 구분시키고 그 구성원들 사이의 균질성과 더불어서 하류 계층의 구성원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하류 계층의 구성원은 언제나 상층 지향적인데 이러한 경향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이 유행이다. 이들이 유행을 자신의 것으로 동화시키자마자 상류 계층은 그 유행을 버리고 다시 대다수 대중과 자신을 구분하게 될 새로운 유행을 추구한다.
[게오르크 지멜 ‘지멜의 모더니티 읽기’]
(나) 실제로 현실이나 허구와 관계를 맺는 다양한 방식, 그리고 허구와 이들 허구가 빚어내는 현실을 믿게 되는 다양한 방식은 각 방식의 전제 조건을 이루는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매개로 (각각의 거리나 초연함의 정도는 경우에 따라 다르더라도) 사회 공간에서 각 요소들이 차지하는 여러 위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따라서 각 계급과 계급 분파마다 특이하게 나타나는 성향의 체계(아비투스·Habitus)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취향은 구분하고, 분류하는 자를 분류한다. 다양한 분류법에 의해 구분되는 사회적 주체는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탁월한 것과 천박한 것을 구별함으로써 스스로의 탁월함을 드러내며, 이 과정에서 각 주체가 객관적 분류 과정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표현되고 드러난다. 그리고 실제로 여러 통계 자료를 분석해 보면 문화적 실천에서 나타나는 구조상의 대립이 식품 소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양과 질, 화려하게 꾸민 식사와 격의 없는 식사, 실 내용물과 형식 간의 대립은 필수품에 대한 기호, 즉 가장 ‘영양가가 많으며’ 가장 경제적인 식품을 선호하게 마련인 기호와, 자유 소비재 또는 사치품에 대한 기호 즉 매너를 강조하며 기능을 부정하고 양식화된 형식을 선호하는 취향 간의 대립과 상의하여, 생활필수품으로부터의 다양한 거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피에르 부르디외 ‘구별짓기’]
○ 풀어 보세요
(문제)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명품 구매 열풍’의 원인을 제시문을 바탕으로 분석하시오. (350자 내외, ±35자 허용)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위험은 저 발전이라는 용어만큼이나 확실히 오래된 용어이다. 대다수 인구의 빈곤화, 즉 ‘빈곤의 위험’ 때문에 19세기는 숨을 죽이고 있어야 했다. ‘숙련에 가해지는 위협’과 ‘빈곤의 위험’은 오랫동안 자동화 과정 및 그와 연관된 사회 갈등 그리고 보호의 주제였다. 사회 복지 국가의 규범을 확립하고 이러한 종류의 위험을 정치적으로 최소화하거나 제한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으며 투쟁이 요구되었다. 그럼에도 앞으로 초점이 될, 수 년에 걸쳐 사람들의 정신을 발칵 뒤집어 놓은 생태적 위험과 고도 기술의 위험은 질적으로 새로운 것이다. 이러한 위험이 낳은 고통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위험은 더 이상 그 발생지, 즉 산업 시설에 묶이지 않는다. 그 본성상 이 위험은 이 행성의 모든 생명체를 위협한다. 이 위험을 산정하기 위한 표준적인 기초들, 즉 사고와 보험, 의료적 예방 조치 등은 이러한 현대적 위협의 기본적 차원에 들어맞지 않는다. 예컨대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은 사적으로 보증되지 않으며 보증될 수도 없다. 원자력 사고는 (‘사고’라는 용어의 제한된 의미에서) 이미 사고가 아니다. 이 사고는 대대로 지속된다. 그 피해자에는 사고가 발생한 시점이나 장소에서 살고 있지 않는, 시간이 지난 뒤에 태어나거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마저도 포함된다.
[울리히 벡 ‘위험 사회’]
(나)상호 이해라는 기능의 측면에서 보면 의사 소통 행위는 전통과 문화적 지식의 생산에 기여한다. 행위 조정의 측면에서 보면 의사 소통 행위는 사회 통합과 연대의 산출에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사회화의 측면에서 보자면 의사 소통 행위는 개인의 정체성의 형성에 기여한다. 생활 세계의 상징적 구조들은 다양한 지식의 지속, 집단 연대의 안정화 그리고 책임 능력 있는 행위자의 육성이라는 길을 통해 재생산된다. 재생산 과정은 생활 세계의 지속 상태에 있는 새로운 상황들을 연결시키는데, 그것도 문화적 전승의 의미나 내용과 관련된 의미론적 차원에서, 또한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통합된 집단들의 사회적 공간과 연속되는 세대들의 역사적 시간의 차원에서 그러하다. 문화적 재생산, 사회 통합, 그리고 사회화의 관점에 각각 문화, 사회, 인격이라는 생활 세계의 구조적 요소가 대응된다. (중략)
행위 조정이 언어에서 조절 매체로 전환되는 것은 상호 작용이 생활 세계적 맥락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뜻한다. 화폐나 권력 같은 매체들은 경험적 동기에 따른 구속에서 시작한다. 화폐나 권력은 언어적 합의 형성 과정을 회피한 채, 계산 가능한 가치의 크기에 따라 목적 합리적으로 처신하도록 행위를 코드화하고, 다른 상호 작용 참여자들의 결정에 대해 일반화된 전략적 방식에 따라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것들은 언어적 의사 소통을 단순화할 뿐만 아니라 손해와 보상의 상징적 일반화를 통해 대체한다. 그래서 항상 상호 이해 과정의 터전이었던 생활 세계적 맥락은 매체에 의해 조절되는 상호 작용에 대해서는 가치를 잃어버린다. 생활 세계는 행위 조정을 위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위르겐 하버마스, ‘의사 소통 행위 이론’]
이기택 강남중앙학원 논구술연구소장
○ 풀어 보세요
(문제) (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위험의 성격을 정보 사회와 관련하여 논술하시오. (350자 내외, ±35자 허용)
(문제) (나)의 견해를 바탕으로, 아래 글의 내용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을 현대 사회의 정보 환경을 고려하여 논술하시오.(400자 내외, ±40자 허용)
『민주주의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통하여 합의가 이루어지는 방식을 지향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생활 원칙의 바탕 아래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져야만 민주 정치가 시민을 위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시민의 의사가 정치 과정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다. 그래야 정부는 함부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보다 책임 있는 정책 결정을 하게 된다. 만약, 시민의 참여가 소극적일 경우 정부는 시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책 결정을 함부로 하게 될 염려가 있다.
이와 함께 시민의 참여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와 절차를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즉, 정부에 정책을 건의하고,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한다거나, 정당이나 이익 집단을 통한 입장의 표명 및 의견 제시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다.』 [고등학교 정치 교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