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3곳은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를 제외한 상장회사 중 이자보상비율이 100%에 못 미치는 기업의 비중은 30.8%로 2004년(26.4%)보다 4.4%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35.6%)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 원자재 가격 급등, 금리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96년 25%에 그쳤던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율은 1998년 45.2%로 정점을 이뤘으나 점점 하락해 2004년에는 20%대 중반으로까지 떨어졌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환율, 유가, 금리 등 ‘3중고(苦)’가 겹치면서 다시 30%대로 뛰어오른 것.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높아진 것뿐 아니라 전체 상장회사의 이자보상비율도 2004년 646%에서 지난해 550%로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체 상장회사 이자보상비율이 그렇게 낮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기업이익의 89%를 상위 5% 기업이 차지할 정도로 기업 간 격차가 벌어졌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하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나빠져 기업들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업의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의 비율을 나타내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0% 미만인 ‘적자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27.4%로 전년보다 4.1%포인트나 높아졌다.
한편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평균 8.2%로 2004년(10.6%)보다 2.4%포인트 떨어졌다. 100원어치 물건을 팔아 8.2원의 이익을 남기는 데 그쳤다는 의미다.
영업이익과 이자수익을 금융회사 대출금 상환비용으로 나눈 수치의 백분율. 100%를 못 넘으면 번 돈으로 빌린 돈의 이자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