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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님! 한말씀]UBS증권 서울지점 장영우 공동대표

입력 | 2006-05-11 03:03:00


어느 분야에나 ‘명인’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가요계의 조용필, 바둑계의 이창호처럼 누구나 “아, 그 사람…”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사람이다.

UBS증권 서울지점의 리서치센터장을 겸한 장영우 공동대표는 아시아에서 알아주는 주식 명인이다.

그는 ‘아시아머니’나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 같은 권위 있는 금융지로부터 줄곧 ‘한국의 최고 주식 전략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대표가 이끄는 UBS리서치는 지난해까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트에서 3년 연속 아시아 최고의 주식 리서치센터로 선정됐다.

대개 명인이 아닌 사람일수록 어깨에 힘을 많이 넣는다. 말도 어렵게 하고 어떻게든 자기 자랑을 한마디라도 덧붙이려고 애쓴다.

그러나 장 대표는 ‘진짜’ 명인답게 겸손하고 소탈했다. 그는 1시간 남짓했던 인터뷰 내내 내용을 쉽고 명확하게 설명했다. 또 “리서치가 잘된 것은 100% 팀워크의 산물”이라며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 “외국인은 남북문제 큰 관심 없다”

그는 국내 증권가에서 외국인 동향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그를 신뢰하는 외국인투자가가 워낙 많아 장 대표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는 “10년 전에 비해 한국 증시의 위상이 말할 수 없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10년 전만 해도 외국인들은 신흥 시장 중에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한국은 태국 말레이시아 등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 외국인은 신흥 시장에 투자할 때 단연 한국을 중심에 둔다. 중국과 홍콩을 합친 정도의 비중으로 한국 증시를 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외국인들은 남북 분단이나 국내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분단과 전쟁 위험 때문에 외국인들이 투자를 꺼리고 그 때문에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것.

오히려 그는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결정적인 이유로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점을 꼽았다.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이 너무 낮다는 점이 저평가의 근본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 “폭등은 어렵지만 안정적 상승 지속”

그는 최근 “3년 안에 코스피지수가 2,000까지 갈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수 2,000은 어지간한 강세론자가 아니면 좀처럼 꺼내지 않는 수치.

그러나 장 대표의 설명은 의외로 간단했다.

“지금 지수가 1,400을 넘었습니다. 연 13% 정도만 오르면 3년이면 바로 2,000이죠.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입니다. 게다가 한국 경제가 2, 3년 동안 좋을 것 같아요. 주가가 지난해처럼 폭등하기는 어렵겠지만 매년 10% 이상은 안정적으로 오를 것 같은데요.”

그가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점은 크게 2가지.

하나는 기업들이 무리한 확장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분야에 힘을 집중하면서 이익의 질이 좋아졌다는 것.

다른 하나는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는 것.

그는 “올해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해외 증시에 비해 상승률이 턱없이 낮다”며 “다른 증시와의 차가 더 벌어져 저평가 현상이 오히려 심해졌다”고 했다.

그는 3월 말 지수가 1,300대에서 횡보할 때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곧 상승장이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이는 멋지게 들어맞았다.

장 대표는 올해 증시에 대해 “좋지 않았던 1분기(1∼3월) 기업 실적을 사실상 바닥으로 평가한다”며 “2분기(4∼6월)부터 기업 실적이 서서히 좋아질 것이며 주가도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장영우 대표는… △1961년 출생 △1985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87년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 △1987년 회계법인 KPMG 회계사 △1994년 법무법인 김&장 세무 담당 △1995년 도이치모건그렌펠 서울지점 리서치 담당 △1997년 메릴린치 서울지점 리서치 연구원 △1999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리서치 연구원 △2003년 UBS 서울지점 리서치 센터장 △2005년 UBS 서울지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