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등과 허벅지에 220V가 흐르는 전선 대기, 물 1.5L 한번에 마시게 하기, 코 밑에 콧물처럼 치약 바르기, 눈 주위에 물파스 바르기, 전투복을 입은 상태에서 스테이플러를 허벅지에 대고 누르기, 의자에 묶어놓고 대빗자루로 허벅지 부분 조이기….
TV에서 방영되는 개그 프로그램과 CF 장면을 제대로 흉내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군 방공포병사령부의 한 포대 소속 유모(20) 이병이 선임병인 2명의 병장들에게 당한 가혹행위들이다.
공군은 2월 20일부터 4월 12일까지 벌어진 유 이병에 대한 가혹행위 조사결과를 10일 발표했다.
공군은 유 이병에게 가혹행위를 한 김모(22) 곽모(21) 병장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포대장을 보직 해임하는 한편 포대장 이하 관련 간부들을 징계위에 회부했다.
공군은 이 사건을 계기로 전 병사들에게 부대지휘관은 물론 공군본부 관련 참모들의 연락처를 배포하고 부대 홈페이지에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또 부대 내 중사 이상 간부를 책임담당관으로 임명하고 1인당 몇 명의 병사를 배정해 고충 상담을 하도록 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