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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철인' 박영석씨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다

입력 | 2006-05-11 19:39:00


"나의 도전을 보고 삶의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에베레스트 횡단에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히말라야의 철인' 박영석(43·골드윈코리아 이사·동국대 산악부 OB·사진) 씨가 11일 오후 2시50분 북릉과 북동릉을 통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해발 8850m)에 우뚝 섰다. 지난 1993년 아시아 최초로 무산소로 등정한 이래 무려 13년만의 정상 재등정이다.

이날 정상을 밟음으로써 박씨는 단일팀 세계 최초의 에베레스트 횡단 목표에서 일단 절반은 성공했다.

박씨는 1시간 동안 정상에 머문 뒤 세르파인 세랍 장부(37)와 단 둘이 루트 개척이 전혀 안된 네팔 쪽 남동릉으로 넘어갔다. 박씨는 12일 새벽까지 해발 8000m 사우스콜까지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과 발가락을 동상으로 잃을 수 있는 체감온도 40도 이하의 고소에서 텐트 없이 지내는 비박을 감당해야한다. 네팔쪽 에베레스트는 2주 이상 매일 폭설이 내리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횡단 성공 여부는 12일 오후 다른 원정대들이 네팔 쪽에 구축해놓은 캠프1(해발 6000m)까지 진출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박씨가 등반 대장을 맡은 에베레스트 횡단 원정대(후원 동아일보 LIG손해보험 노스페이스 동국대학교)는 지난 4월10일 중국 티베트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100m)에 입성한 뒤 원정에 나선 세계 각국 20개 팀 중 가장 빨리 루트 개척에 성공해 이날 정상공격에 나설 수 있었다.

박영석 등반 대장을 비롯한 5명의 원정대원과 4명의 세르파는 11일 오전 3시45분 해발 8300m 최종캠프를 출발했다. 영하 30도의 추위에 초속 12m의 강풍이 몰아쳤지만 철저히 준비한 대원들에겐 문제가 없었다.

최종캠프에서 11~12시간 걸리는 것이 일반적인 운행 속도이지만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7개째 정상에 오르는 오희준(36·노스페이스 알파인팀) 등반 부대장과 8000m급 8봉 등정자인 세랍 장부(37)는 9시간 5분만인 12시50분 정상에 도착했다.

박대장은 히말라야 고산 초행길인 이형모(27·관동대 산악부OB) 대원을 보살피느라 11시간만에 정상에 올랐다. 오영훈(28·서울대 대학원 재학)과 김영미(26·강릉대 산악부 OB) 대원은 중도 포기.

박영석 대장은 원정 출발 전 만난 희귀병을 앓은 24명의 어린이들이 소망을 적은 깃발을 정상에 묻었다. 박 대장은 "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는 물론 부모님들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세계에서 16번째로 지구 3극점(남극 북극점 에베레스트) 도달에 성공한 오희준 부대장과 이형모 대원 등은 8300m 최종캠프로 귀환에 성공했다.

박영석 대장과 세랍 장부는 네팔쪽 베이스캠프를 거쳐 루클라에서 항공편으로 카트만두에 들어갈 예정이고 나머지 대원들은 장무에서 네팔 국경을 넘는다.

원정대는 박대장의 귀환여부가 알려지는 12일부터 캠프 철수를 시작, 20일 경 귀국할 예정이다.

에베레스트=전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