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근해에서 잡은 수산물을 파는 인천 석모도 어류정항에는 선주가 운영하는 음식점 16곳이 몰려 있다. 사진 제공 인천시
《바다 수온이 서서히 올라가면서 어패류의 씨알이 굵어지고 있다. 강화도∼영흥도로 이어지는 인천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수산물은 살이 차올라 단맛이 감돈다. 어민들이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먹고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린 채 바닷가 산책을 하기에 좋은 날씨다.》
▽석모도의 맛 기행=천일염전이 넓게 펼쳐진 석모도는 강화군 내가면 외포리 나루나 화도면 내리 선수 나루에서 여객선을 타야 건너갈 수 있다.
관광 어항으로 지정된 석모도 어류정항에서는 도심에서 맛볼 수 없는 해산물이 풍부하다. 어민들은 요즘 이곳의 명물인 병어와 밴댕이를 건져 올리기 시작했다.
병어는 산란기를 앞둔 4∼6월이 제철. 은백색으로 살이 오른 병어회는 씹을수록 고소하고 달착지근한 맛이 우러난다. 굽거나 쪄서 먹기도 하지만 석모도 근해에서 잡힌 병어는 횟감이 일품이다. 8, 9t 급 어선 20여 척이 잡은 해산물을 파는 횟집 16곳이 어류정항에 몰려 있다.
붉은색이 감도는 ‘북정새우’와 손가락 마디 크기의 중간 새우(중하), 가재, 주꾸미가 주산물로 꼽힌다.
어촌계장 한상순(58·016-331-3487) 씨가 물때와 음식점을 친절히 안내해 준다.
▽인천 도심 해변=경인전철 인천종점인 인천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주꾸미골목이 있다. 만석부두와 북성부두 입구의 동구 만석동 ‘할머니쭈꾸미’(032-773-2419)가 원조.
알이 꽉 찬 주꾸미와 갖은 야채를 고추장에 볶아 내는 주꾸미볶음(1만∼3만 원)이 일품이다.
길 건너편의 ‘가연’(032-773-9012)은 주꾸미 요리 외에 우럭회 무침, 바지락 쌈장이 맛난 것으로 소문나 있다.
연안부두 인근의 ‘원조 밴댕이집’(032-883-0280)은 물메기 요리로 유명하다. 겨울 해풍에 20일간 말린 물메기를 1년간 숙성한 묵은 김치와 섞어 끓여낸 찌개가 군침을 돌게 한다.
▽영흥도 이색 먹을거리=국내 최대의 소사나무 군락지와 해안 기암절벽을 자랑하는 인천 옹진군 영흥도는 비슷한 경도의 태안반도 바닷가와 유사한 풍경을 자랑한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와 연결된 연도교(連島橋)를 통해 선재도를 거쳐 들어가야 한다.
영흥대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의 진두나루에는 영흥수협(032-882-1348)에서 운영하는 직판장이 있다. 200개가량의 점포에서 싱싱한 소라, 주꾸미, 꽃게를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수협공판장에서는 인근 어촌계 소속 100여 척의 선박이 근해에서 잡아온 자연산 어패류를 경매로 판다. 주변에 회를 파는 점포가 많다.
영흥면사무소 인근의 ‘하늘가든’(032-886-3916)에서는 영흥도 토속음식인 바지락매운탕(1인분에 1만 원)을 맛볼 수 있다.
바지락은 알을 배고 단맛이 제일 좋은 5, 6월이 제철. 주민들이 잡은 바지락에다 해물육수, 야채, 수제비를 넣어 푹 끓여 낸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