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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크엔드]‘에스 팩터’로 S자 몸매 만드세요

입력 | 2006-05-12 03:01:00

에스 팩터를 고안한 여배우 실라 켈리가 폴 댄싱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에스 팩터 스튜디오 홈페이지


《“묶은 머리를 푸세요. 몸의 움직임과 함께 머리카락이 함께 흐르는 게 얼마나 여성스러운지 확인해 보세요.” “누구도 의식하지 마세요. 눈을 감고 몸의 미세한 움직임을 느끼세요.” 어두운 스튜디오를 처음 찾은 회원들 사이에 어색한 웃음이 오 간다. 올해 봄 새로운 콘셉트의 운동에 늘 갈증을 느끼는 뉴욕의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은 ‘에스 팩터(S Factor)’의 수업 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에스 팩터는 할리우드 배우 실라 켈리가 만든 운동으로 스트립 댄스와 봉을 이용한 폴 댄싱(pole dancing)에 요가와 필라테스를 가미했다. 에스 팩터의 ‘S’는 여성의 ‘S자 라인’을 뜻한다.

이 스튜디오는 창이 없는 데다 붉은빛의 간접 조명이 희미하게 켜져 있어 다른 사람의 움직임을 잘 볼 수 없다. 여느 스튜디오와 달리 거울이 없어 자기 모습도 확인할 수 없다. 이 운동을 할 때 몸 동작은 관능적인 음악에 맞춰 최대한 느리고 섹시하게 해야 한다. 서두르는 것은 금물. 마치 영화에 나오는 스트립 클럽을 스튜디오로 옮겨 놓은 듯하다. 스트립 클럽과 다른 점은 여성들이 비키니가 아닌 요가 옷을 입고 있다는 것과 남성의 끈적한 시선이 없다는 것이다.

켈리는 이 운동이 여성성에 대한 자신감과 파워를 느끼게 해 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운동은 TV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의 테리 해처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몸매 관리 비결로 각광받고 있다.

에스 팩터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소개되면서 로스앤젤레스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운동으로 자리잡았다. 그 바람을 타고 2월에는 뉴욕 첼시에 스튜디오가 생겼고 하루가 다르게 회원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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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의 반은 폴 댄싱을 익히는 것이고, 나머지는 엉덩이 가슴 머리를 관능적으로 움직이는 동작을 배운다. 몸의 이완을 통해 섹슈얼리티(sexuality)를 재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봉 위를 오르고, 돌고, 거꾸로 매달리는 등 다양한 동작을 해야 하는 폴 댄싱은 팔과 배의 근육을 강화해 준다.

그러나 처음 시작하는 이들은 이 운동 특유의 관능적 동작이 부담스럽다고 한다. 자신이 ‘굿 걸(good girl)’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게 경험자들의 주장. 두 아이의 어머니인 데니스 디트머(36) 씨는 “이 운동을 통해 몸과 여성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고, 나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됐다”며 “자신을 표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돼 당당하게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약 18cm의 폴 댄스용 샌들을 신고 수업을 준비하던 디아나 실베스터(25) 씨도 “타인의 눈에 비춰진 게 아니라 스스로 느끼는 섹시함이야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만족을 준다”며 “이제 내 몸의 아름다움에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됐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에스 팩터가 ‘안전한’ 환경에서 여성들에게 ‘배드 걸(bad girl)’이 돼보기를 권하는 데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여성 내부의 욕망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켈리는 에스 팩터는 여성에게 몸의 아름다운 곡선과 근육들을 즐겁게 재발견하고 여성에게 금기시됐던 보디 랭귀지를 배울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남성 앞에서 돈을 위해 선정적인 몸짓을 취하는 스트립쇼와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수업이 끝날 무렵 에스 팩터 강사들이 이 스튜디오를 처음 찾은 회원들을 위해 음악에 맞춰 폴 댄싱을 선보였다. 스트립 클럽을 가본 적이 없는 필자는 봉 위를 나는 강사들의 관능적인 몸짓을 통해 배드 걸에 대한 욕망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와이 낫(Why not)?”

뉴욕=박새나 통신원(패션디자이너) saena.park@gmai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