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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문제 한국정부 나서야”…메구미 부친 방한

입력 | 2006-05-16 03:03:00

15일 오후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는 요코타 시게루 씨(왼쪽). 최우영 납북자가족협의회장이 요코타 씨의 손을 잡고 있다. 신원건 기자


“한국 정부도 수많은 납북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헤아려 납북자 송환에 적극적으로 나서 줬으면 합니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橫田滋·73) 씨가 15일 딸과 북한에서 결혼한 납북 고교생 김영남(金英男·당시 16세) 씨의 어머니 최계월(82) 씨를 만나기 위해 15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이날 오후 늦게 본보 기자와 단독으로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만나 “납북자 가족들의 아픔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가 납북자 가족의 아픔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요코타 씨는 이어 “한일 양국 정치인과 정부가 나설 수 있도록 양국의 납북 피해자 단체들이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납북 피해자 구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납북자 문제에 대한 미온적 대처에 서운함을 간접적으로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일본 정부도 10년 전만 해도 북-일 교섭이 우선이라는 자세였다”며 “납북자 가족이 한국 정부에 호소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요코타 씨는 “4월 일본 정부로부터 ‘DNA 감정 결과 메구미의 딸 김혜경(19)의 아버지는 99.5%의 확률로 김영남’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한국 정부는 자체 검증 결과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과학적 사실이라서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요코타 씨는 사돈인 최 씨와 김 씨의 누나 영자(48) 씨 등을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강당에서 열리는 ‘납북자 송환 및 특별법 제정 촉구 대회’에서 만날 계획이다. 1977, 78년 홍도와 선유도 등지에서 북한에 납치된 고교생 이민교(당시 18세), 최승민(당시 17세), 홍건표(당시 17세) 씨 가족들도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요코타 씨는 “최근 귀환한 납북 피해자에게서 메구미와 김 씨가 젊은 시절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다니는 등 사이가 좋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사돈 최 씨에게 딸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