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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다빈치코드 열풍 칸영화제 달구다…이언 매켈런 인터뷰

입력 | 2006-05-18 03:00:00


제59회 칸 국제영화제는 개막작 ‘다빈치 코드’의 상영과 함께 후끈 달아올랐다.

개막일인 17일, 오후 7시(현지 시간)라고는 하지만 대낮처럼 햇빛이 쨍쨍한 프랑스 리비에라 해안의 휴양지 칸은 론 하워드 감독의 ‘다빈치 코드’의 언론 시사를 시작으로 12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개막식이 열린 뤼미에르극장 앞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고, 개막작의 주연인 톰 행크스, 오드레 토투가 레드 카펫을 밟으며 입장하자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중국 왕자웨이 감독이 맡았다. 조직위 측이 발표한 경쟁부문 출품작 19편을 살펴보면 ‘유럽 영화의 강세’가 눈에 띈다. 장편 경쟁부문에 중국 러우예 감독의 ‘여름 궁전’ 한 편만 오르는 등 아시아 영화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 영화는 경쟁부문에 한 편도 진출하지 못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괴물’이 감독주간에,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조직위 측은 “올해 영화제는 ‘갱생의 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동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두드러졌지만 이번에는 유럽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특히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핀란드에서 주목할 만한 영화들이 부상했다.

이날 개막식은 한마디로 ‘다빈치 코드’의 잔치였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개막 하루 전인 16일 저녁 원작 소설의 작가 댄 브라운, 전 세계 25개국 100여 명의 보도진과 함께 유로스타 열차(25분간 해저터널을 통과해 영국 런던∼프랑스 파리를 운행하는 기차) 특별편을 타고 런던 워털루 역에서 칸까지 직행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7시간을 달려 칸에 도착한 열차 밖으로 맨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190cm 거구의 톰 행크스. 이어 프랑스 배우 오드레 토투와 장 르노, 작가 댄 브라운의 모습이 보일 때마다 사람들은 열띤 환호를 보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차용한 그림이 인쇄된 천으로 뒤덮인 다빈치 열차는 마치 거대한 영화 포스터처럼 보였다. 이번 첫 운행을 시작으로 런던과 칸 사이 883마일(약 1421km)을 정기 운행할 예정. 이 기차 안에서 배우들은 전 세계 기자들과 짧은 인터뷰를 했다. 할당된 시간은 15분. 시속 300km로 달리는 열차에서 역사학자 리 티빙 경 역의 이언 매켈런(67)을 만났다.

지중해 바다 빛깔을 닮은 푸른색 바지와 베이지색 재킷을 걸친 그는 ‘반지의 제왕’이나 ‘엑스맨’에서 보여 줬던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와 달리 평범하고도 친근한 모습이었다. 그는 “칸에 한두 번 온 적은 있지만 마침내 ‘다빈치 코드’로 칸의 레드 카펫을 밟게 돼 설렌다”고 말했다.

이언 매켈런은 부와 명예를 거머쥔 역사학자로서 영화 중반부터 등장한다. 2000여 년간 감추어져 온 비밀을 파헤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상황을 반전시키는 악역을 맡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셰익스피어 전문배우로 불릴 정도로 연극계에서도 명성이 높다.

이언 매켈런은 ‘다빈치 코드’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영화 속 스토리는 허구라고 전제하고 있으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둘러싼 오래된 가톨릭의 음모를 폭로한 것이 아님을 알아주면 좋겠다”며 “이 작품에서 감독이나 작가 배우들이 원하는 것은 대화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작가 댄 브라운과 출연 배우들이 함께 대본을 읽곤 했는데 작가의 지식이 워낙 방대해 살아 있는 백과사전이라고 부를 만했다”고 소개했다.

칸=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