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시급 600엔을 받는 시간제 사원으로 입사해 50대에 직원 6500명을 통솔하는 사장이 된 주부가 일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4년 기준 연매출이 379억 엔(한국 돈 3240억 원)에 이르는 상장기업 북오프코퍼레이션은 신임 사장으로 이 회사 하시모토 마유미 상무(橋本眞由美·57·사진)를 내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북오프는 헌 책과 중고 CD를 주로 판매하는 기업으로 일본 전국과 해외에 860개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하시모토 상무는 대학을 졸업한 뒤 18년 동안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두 자녀를 키우면서 전형적인 전업주부로 지냈다.
그가 시간제 사원으로 북오프에 처음 입사한 것은 41세 때인 1990년 4월. 자녀의 학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노력만큼은 누구에게도 안 진다'는 좌우명을 가진 하시모토 상무는 남다른 성실성을 인정받아 입사한지 9개월 만에 점장에 발탁됐다. 시간제 사원이라는 신분은 그대로였다.
이어 1991년 8월 정사원이 된 뒤, 1994년 8월 이사, 2003년 6월에는 현재의 상무로 승진했다.
성실성과 함께 어머니처럼 직원들을 보살피는 따뜻한 마음, 현장에 정통한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가 성공비결이었다.
임원이 된 뒤에도 매달 2, 3번은 매장을 찾아 앞치마를 두르고 평사원과 똑같이 일하는 하시모토 상무는 "현장을 떠난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현장 한 가운데서 경영을 생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