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순서는 어디냐?’
유통업계에서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이 잇달아 성사되고 있다.
까르푸 월마트 등 성사된 큰 매각 건만 5, 6건, 연내 매매 가능성이 높은 물건만 3, 4건에 이를 정도로 지금 유통업계에는 M&A 바람이 거세다.
○ 다급해진 롯데
신세계와 이랜드가 세계 유통시장 1, 2위 업체인 월마트와 까르푸를 전격 인수하자 롯데그룹의 고민은 커졌다.
롯데쇼핑의 상장으로 3조 원대의 두둑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곳저곳 입질만 하다가 먹이를 놓친 꼴이 됐다. 당장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에 외형 경쟁에서 밀리면서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다.
현재 롯데는 충북 청주백화점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 그랜드백화점에 눈독 들이고 있다는 관측도 많다. 그랜드백화점은 백화점 할인점 등 7개 매장에서 매출 4500억 원의 실적을 내고 있으며 서울 강서지역 상권의 강자로 꼽힌다.
할인점 2위 수성이 다급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GS리테일 등도 중소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M&A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쇼핑 업계에서도 M&A 바람이 거세다.
작년 말 GS홈쇼핑이 강남케이블TV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CJ홈쇼핑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드림씨티의 지분 95.5%를 3581억 원에 가져갔다.
우리홈쇼핑은 국내 최대 MSO를 운영하는 태광산업의 적대적 M&A 시도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12월 우리홈쇼핑 지분 28%를 매집한 이후 꾸준히 주식을 사모아 현재 지분이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왜 M&A인가
유통업계가 M&A에 적극적인 이유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2008∼2009년을 할인점 업태의 성숙기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농협하나로마트의 제휴, GS리테일의 기업공개 등으로 할인점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지금을 성장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교보증권 박종렬 애널리스트는 “서로 먼저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막판 피치를 올리고 있다”며 “다양한 M&A 시도로 할인점도 백화점처럼 과점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홈쇼핑 업계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새 성장 동력을 찾는 방편으로 M&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올해 유통업계 M&A 추진 현황구분회사(인수업체+인수대상 업체)주요 내용확정신세계+월마트 -5월 22일 매각 합의, 7월 회사 인수 예정이랜드+까르푸-4월 28일 1조7500억 원에 인수 계약 +네티션닷컴 -2월 22일 지분 35%, 210억 원에 인수 +삼립개발-2월 15일 지분 100% 300억 원대 인수
+부산 신세화백화점 사하점-2월 초 인수, 4월 뉴코아 아울렛으로 재개장 CJ홈쇼핑+드림씨티-4월 3일 지분 95.5%를 3581억 원에 인수 유력롯데그룹+청주백화점-롯데역사가 인수하고 롯데쇼핑이 위탁경영하는 방안 추진논란 태광산업+우리홈쇼핑-태광산업이 우리홈쇼핑 지분 40% 이상 매집해 적대적 M&A 추진 논란이랜드+국제상사-국제상사가 3자 매각 추진하자 대주주인 이랜드가 올 5월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추진?+그랜드백화점-롯데쇼핑 인수 추진설 나오고 있으나 해당기업은 부인자료: 각 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