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부정 사건에 연루돼 해외로 도피했던 전직 교수가 수사 착수 7년 만에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洪滿杓)는 청탁과 함께 학부모 2명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김모(67·여) 전 연세대 성악과 교수를 24일 불구속 기소했다.
김 씨는 1997, 1998년 개인교습을 통해 알게 된 수험생의 학부모 2명에게서 “연세대 음대에 딸을 합격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모두 55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1999년 11월 말 입시부정 비리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자신을 1개월 동안 출국금지한 뒤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2000년 초 독일로 출국했다.
미혼이었던 김 씨는 2000년 현지 한국 교민과 결혼해 영주권을 얻었고 줄곧 독일에서 생활했지만 갑상샘암 등 병고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9월 귀국해 자수했다.
김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배임수재. 이 죄의 공소시효는 5년이지만 김 씨는 해외로 도피했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정지됐고 검찰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당시 김 씨에게 돈을 건넨 학부모 2명은 모두 벌금 200만∼300만 원에 약식 기소돼 유죄가 인정됐지만 김 씨에게 돈을 건네고 입학한 학생 2명은 정상적으로 학교를 졸업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가 해외로 도피했기 때문에 구속 기소도 고려했지만 김 씨가 고령인 데다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아 불구속 기소했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