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오드리 유 홈페이지
오드리 유(余若薇·53·사진) 씨는 대중 앞에 나서는 삶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 그는 ‘스타 파워’를 가진 정치인으로 홍콩에서 뜨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23일자로 그를 소개했다.
180cm가 넘는 키에 카리스마, 뛰어난 패션감각…. 신문은 그를 ‘매혹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진흙탕 같은 정치판에서 아무런 스캔들이 없고, 헌신적인 어머니와 아내라는 점에 대중이 더 많은 점수를 준다는 것.
홍콩변호사협회 회장(1997∼1999)을 지낸 유 씨는 중국에 비판적이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공민당(公民黨)의 대표이자 ‘얼굴’이다. 그는 투쟁 없이는 ‘완전한’ 민주주의를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3월 19일 출범한 공민당은 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의 의원의 직선을 요구하고 있다. 행정장관은 임명직 위원회에서 간접 선출하고 있으며, 입법회의 의원은 절반만 유권자들의 직접선거로 뽑힌다.
유 씨가 정치에 뛰어든 것은 친구들의 ‘강요’ 덕분. 2001년 자신이 좋아하던 후보가 입법회의 의원 선거에 낙선한 직후였다.
홍콩 태생인 그는 어머니에게서 “모든 일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 열심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1970년대 초 홍콩에서 여성이 법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어려운 일이지만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는 성공했고, 홍콩 변호사들 가운데서 큰 존경을 받게 됐다. 유 씨의 남편은 외과의사이며, 첫째 딸은 미국 프린스턴대를 졸업했다.
유 씨는 50만 명이 거리로 나와 민주화 시위를 벌이던 2003년 7월 홍콩 거리를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때 그는 거리에서 연설을 했다.
유 씨는 “중국 정부를 자극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한다면 민주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홍콩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사랑한다면서 정당을 존중하지 않고 민주화 투쟁에 연루되는 것이 품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