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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치 관심이 피습사건 재발 막는다” 여대생 편지

입력 | 2006-05-25 16:19:00

유정복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이 25일 오전 신촌 세브란스병원 브리핑룸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온 한 여대생의 위문편지와 꽃을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입원중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24일 당원과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자필로 쓴 편지를 보내데 이어 25일엔 한 여대생이 보낸 위문편지를 공개했다.

이 여대생은 편지에서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박 대표 피습사건 이후 심경이 변화해 앞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질 계획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여대생은 “그동안 취업전쟁에 바빠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는데 이젠 정치를 더 이상 무관심으로 대하면 안 될 것 같고 작지만 목소리를 내고 싶어졌다”며 “저 같은 미미한 시민, 국민 하나하나가 정치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면 국민을 위하는 선진 정치문화가 생길 것 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박 대표 상처의 일부는 저와 같이 정치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돼 많은 반성을 했다”며 “다시는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는 한국의 정치문화가 자리 잡게 눈과 귀와 입을 집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박근혜 대표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대 **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라고 합니다. 먼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는 것에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하루 빨리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대학생이지만 솔직히 정치라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니 사실 지금도 그리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저 뉴스에서 화제로 다뤄지고 비리사건이나 싸움 등이 일어나는 사회 현상의 하나로 치부했습니다.

힘들게 대학에 입학 후 대학 생활의 낭만을 느껴보지도 못하고 취업 전쟁에 뛰어들게 돼 정치는 오히려 저에게 불편한 뉴스거리였습니다. 솔직히 투표도 잘 안 하고 이번 5.31 선거도 불참하려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던 정치는 어차피 제 멋대로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중 대표님이 테러를 당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 시간에 신촌 거리를 걷고 있었기에 충격이 컸습니다. 뉴스와 신문을 보고 충격이 컸고 그냥 눈물이 났습니다.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눈물이 났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단 한번도 눈물을 흘렸던 적이 없던 제가 대표님 관련 뉴스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마음에 뜨거운 무언가가 흘렀습니다.

이제는 정치를 더 이상 무관심으로 대하면 안 될 것 같고 작지만 목소리를 내고 싶어졌습니다. 저 같은 미미한 시민, 국민 하나하나가 정치에 애정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면 국민을 위하고 발달하는 선진 정치 문화가 생길 것이고 대표님이 겪으신 불상사는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표님께서 당하신 상처의 일부분이 저와 같은 정치에 관심 없던 사람들의 잘못이라 생각돼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사고의 와중에도 의연하신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고 이렇게 글을 쓸 용기도 얻었습니다.

대표님과 같은 성별의 여성으로서 대표님의 사건 후 모습에 진정으로 존경심을 느낍니다. 그리고 얼굴에 난 상처가 많이 안타깝고 화도 납니다.

대표님, 이제는 정치와 정치 문화에 관심을 가져보려 합니다. 투표도 꼭 참여하고 지성인으로서의 생각도 나타내며 건전하고 밝은 정치가 자리 잡아 다시는 그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없는 한국의 정치문화가 자리 잡게 눈과 귀와 입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제게 그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신 대표님께 감사드리고 수많은 국민들이 대표님을 걱정하고 있으니 부디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