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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외국인 간호사"…美상원, 수 제한 이민법 폐지 전망

입력 | 2006-05-25 17:44:00


미국 상원은 미국에 이민할 수 있는 외국인 간호사 수의 제한을 없애는 내용의 이민법 개정안을 마련해 곧 통과시킬 전망이다.

이는 외국인 간호사에 대한 이민 문호를 확대해 미국 내 간호사가 부족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미 병원협회에 따르면 4월 현재 간호사 11만8000명이 부족한 상태다. 2020년까지 간호사 80만 명 이상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24일 미국이 간호사 이민문호를 확대할 경우 나타날 부작용을 우려했다.

우선 개발도상국 간호사들이 대거 미국으로 이주하면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이들 출신국가들의 의료 수준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일례로 중국 위생부에 따르면 2005년 말 현재 중국 내 간호사 수는 134만9060명으로 간호사 1명당 인구수는 1000명. 이 정도면 환자의 안전이 우려될 만한 수준. 그런데도 간호사가 미국으로 빠져나가면 더 큰 문제라는 것.

필리핀의 경우 이미 수천 명이 매년 미국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미국행을 선택한다. 필리핀에선 초임 간호사 연봉이 2000달러 정도지만 미국에서는 3만6000달러 이상이어서 필리핀 의사들마저 미국 간호사의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또 개도국 간호사가 미국으로 대거 이주하게 되면 미국이 한해 수십억 달러 씩 쏟아 붓고 있는 개도국 내 에이즈나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 퇴치운동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내에서도 늘어나는 수요에 따라 간호사 지원율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해 교육할 교수진이나 학교가 부족해 자격을 갖춘 예비 간호사들이 입학을 거부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외국인 간호사 유치보다 본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안 기자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