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준공된 울산대공원 안에는 9200평 규모의 ‘풍요의 못’이 있다.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고 산책로가 있어서 인기가 높다. 이 못은 공원 조성 이전에 ‘격동못’으로 불렸다.
“이곳에만 오면 나는 고맙게도 SK 덕분에 그냥 마음의 부자가 된다. 봄이면 눈부신 신록을 만나고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밟으며 살아갈 것이다.”
2004년 7월 초 울산 남구에 있는 SK㈜가 울산대공원의 2차 조성시설 기공에 막 들어갔을 무렵. SK㈜에 ‘공원을 걸으며…’로 시작되는 글 한 편이 전달됐다.
“기업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지만 결국 일회성 ‘전시(展示) 행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앞으로도 공사를 계속한다고 하니 SK라는 회사는 개인의 회사가 아니라 우리 울산시민의 회사가 아닐까 싶다.”
글을 쓴 이는 울산시민이라고 밝힌 진모 씨. 사연을 확인한 결과 직원 가족이 수필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진 씨의 글에 감동해 회사에 전달한 것이었다.
이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올해 4월 13일. 울산 남구 신정동과 옥동 일대에 있는 울산대공원(약 110만평 규모)에서는 공원 준공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SK㈜가 울산시와 대공원 조성 약정을 체결하고 공사에 들어간 게 1997년. 2002년 1차 시설을 일부 개장한 데 이어 이번 2차 시설이 지어져 10년에 이르는 대공사가 마무리됐다.
공원 조성비는 모두 1525억 원. SK㈜가 공사비 1020억 원을, 울산시는 땅 매입비 505억 원을 각각 부담했다. SK㈜는 이날 울산시에 아무런 조건 없이 대공원을 무상으로 기부했다.
SK㈜는 64년부터 울산공장을 가동했고 10년 전 울산 시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공원을 지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기업은 10년에 걸친 오랜 공사 끝에 약속을 지켰고 울산 시민은 자연이 숨쉬는 공원을 얻은 것. 울산대공원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서 모범 사례로 꼽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준공식에서 “지난 40년간 동반자이자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준 울산의 애정과 성원에 감사를 드린다”며 “울산대공원은 울산 시민과 SK의 ‘믿음으로 맺어진 인연’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도심공원인 울산대공원은 이미 울산 시민의 대표적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1차 시설 개장 이후 연간 방문객은 210만 명에 이른다.
이번 2차 시설 개장으로 울산대공원은 더욱 풍성해졌다.
1차 시설이 건강과 휴식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2차 시설은 재미와 체험, 학습 기능을 보강한 덕분이다.
특히 1만 평 규모의 장미계곡, 4500평 규모의 어린이 동물농장, 1만3000평 규모의 테마초화원(草花園) 등 자연학습지구는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이 가운데 동물농장에는 100여 마리의 다람쥐를 풀어놓은 ‘다람쥐 사파리’, 조랑말을 직접 타볼 수 있는 탑승로가 설치됐다.
또 6홀 규모의 파크 골프장, 사계절 썰매장, 나비식물원 등 가족 단위의 관람객을 끌 수 있는 시설이 많아져 방문객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어떤 효과를 낳을지는 진 씨의 글에서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진 씨는 글 말미에 이렇게 적고 있다.
“공원이 생긴 이후 빨간 글씨의 SK가 그렇게 정겨워 보일 수 없다. 울산에서 살지만 그동안 SK라는 회사와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 그저 공업도시 울산에 있는 하나의 회사라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이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울산대공원 사업 추진 일지 (자료: SK㈜):
△1995년 11월 울산시-SK㈜ 울산대공원 조성
약정 체결
△1997년 2월 울산대공원 기본계획 설계
△1997년 10월 울산대공원 기공식(1차)
△2002년 4월 울산대공원 1차 개장
△2003년 8월 2차 조성시설 마스터플랜 수립
△2003년 10월 2차 조성시설 설계 착수
△2004년 5월 2차 조성시설 기공식
△2006년 4월 울산대공원 준공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