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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업계, 국내서 ‘쓴맛’ 외국선 ‘단맛’

입력 | 2006-05-29 03:00:00


‘외국에서는 실적이 괜찮은데, 국내에서는 영….’

제과업계의 국내외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한류(韓流) 바람을 등에 업고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출산율 하락과 첨가물의 인체 유해 논란 여파로 매출이 크게 줄었거나, 늘더라도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해외 매출 최고 70% 이상 증가

국내 제과업계 1위인 롯데제과의 올 1분기(1∼3월) 수출액은 96억3000만 원. 지난해 같은 기간(55억7000만 원)보다 70% 이상 늘어났다.

품목별로는 빙과류 수출이 지난해 900만 원에서 올해 5억9000만 원으로 껑충 뛰었고, 껌과 캔디(33억5000만 원→52억7000만 원), 비스킷과 초콜릿(22억1000만 원→37억7000만 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껌은 중국에서 인기를 누리면서 시장점유율이 2004년 6.3%에서 최근엔 30% 수준까지 높아졌다. 중국시장 1위인 미국계 껌 리글리(44.5%)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롯데제과 홍보팀 안성근 계장은 “2002년부터 자일리톨 껌을 중국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면서 점유율이 큰 폭으로 신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과업계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리온과 크라운제과의 해외 매출 상황도 비슷하다.

오리온의 올 1분기 수출액은 130억3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4억5000만 원)보다 14%, 크라운은 27억2000만 원으로 지난해(20억8000만 원)보다 30% 각각 늘어났다.

○ 국내에선 과자 인기 시들

해외시장에서의 선전과 달리 국내시장에서의 성적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롯데의 1분기 국내 매출액은 2401억8000만 원으로 지난해(2519억6000만 원)보다 5%가량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가량 급감했다.

오리온은 매출액이 1374억3000만 원으로 지난해(1300억8000만 원)보다 6%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 감소해 실속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매출액이 810억 원으로 4%가량 줄었고, 영업이익은 34억 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60%나 감소했다. 해태제과 인수 후 영업조직 구조조정 등으로 비용이 늘어난 것이 주 원인이라는 설명.

국내에서의 부진 원인으로는 △출생률 감소 △건강지향형 소비풍조 확산으로 과자 소비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 꼽힌다.

제과업계는 현재 기능성 식품과 건강추구형 식품 개발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