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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族 ‘44’로 간다…초슬림사이즈 매출 껑충

입력 | 2006-05-29 03:00:00

66→55→44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의류매장에서 직원들이 바지 사이즈를 비교하기 위해 66, 55, 44 사이즈(왼쪽부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44 사이즈는 허리둘레 23∼24인치에 해당한다. 사진 제공 롯데백화점


엑스트라 스몰(XS)급에 해당하는 ‘44 사이즈’가 뜨고 있다.

젊은 여성들에게 ‘44 사이즈’는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 입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아 포기하는 옷이 44 사이즈다.

그런데 ‘몸짱’ ‘슬림’ 바람이 불면서 깡마른 사람이나 입을 수 있는 44 사이즈 옷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여성 의류매장의 날씬한 마네킹이 55 사이즈로 44 사이즈는 이보다 더 ‘슬림’하다. 보통 44 사이즈는 허리 23∼24인치, 55는 25∼26인치, 66은 27∼28인치에 맞춰 나온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불과 2, 3년 전 여성 의류의 4∼5%에 그치던 44 사이즈 비중이 최근 20%대까지 높아졌다.

이 백화점 정지은 바이어는 “얼마 전까지는 선천적으로 몸집이 작은 여성들이 44 사이즈의 주 고객이었다”며 “요즘은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날씬해진 젊은 여성들이 44 사이즈를 즐겨 입는다”고 말했다.

여성 캐주얼 에고이스트의 55 사이즈는 다른 브랜드보다 작은 편이지만, 여성들이 점점 더 작은 사이즈를 원해 2001년부터 44 사이즈를 팔고 있다.

55 사이즈와 66 사이즈 판매 비중도 지난해 엇비슷했다가 올해는 6 대 4 정도로 55 사이즈가 많이 팔린다. 66 사이즈를 입던 여성들이 55 사이즈로 ‘갈아탄’ 셈이다.

여성 캐주얼뿐 아니라 정장 차림에서도 44 사이즈 비중이 늘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여성의류 오브제, 미샤 매장에서 44 사이즈 판매 비중은 15% 선에 이른다. 작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44 사이즈만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최하나(27·여) 씨는 올해 3월 동갑내기 친구 둘과 함께 44 사이즈 전문 인터넷쇼핑몰 ‘마인스몰’을 열었다.

최 씨는 “44 사이즈 전문 쇼핑몰이 최근 두 달 사이에 20개 이상 생겨났다”며 “소비자 반응이 좋아 오픈 한 달 만에 투자비용을 회수했다”고 귀띔했다.

44 사이즈의 인기는 최근 몸에 바싹 달라붙거나, 체형에 비해 작은 듯한 옷이 유행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몸짱, 슬림, 미니’가 유행하면서 원래 치수보다 한 치수 작은 옷을 입는 여성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66 사이즈 여성은 55로, 55 사이즈 여성은 44를 입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다는 것.

롯데백화점 측에 따르면 요즘 잘나가는 44 사이즈 옷은 스판 소재 쫄바지, 몸에 붙는 스키니 진, 작고 짧은 미니 재킷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