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완’ 와타나베도 울렸다 ‘꽝!’ 요미우리가 1-3으로 뒤진 5회말 무사 1루. 이승엽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가자 롯데 언더핸드스로 선발 와타나베 온스케는 이미 홈런을 예감한 듯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입술을 깨물었다. 오른쪽 담을 시원하게 넘긴 동점 2점 홈런이자 이틀 연속 이어진 홈런포였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이틀 연속 홈런을 치며 4타점.
이쯤 되면 웃을 만도 한데 경기장을 떠나는 그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다.
팀이 연패에 허덕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에게 연이은 패배를 당해 더욱 기분이 언짢았다.
요미우리 4번 타자 이승엽(30).
그는 28일 도쿄돔에서 열린 친정팀 롯데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서 2점 홈런을 날렸다. 1-3으로 뒤진 5회말 무사 1루에서 롯데의 잠수함 투수 와타나베 온스케의 두 번째 싱커를 받아쳐 오른쪽 담을 넘기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
이승엽과 와타나베는 지난해 롯데의 정상 등극을 주도한 투타 주역. 이승엽은 지난해 15승을 올린 와타나베와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일 대결을 벌였으나 안타나 홈런을 치지 못했기에 더욱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이승엽은 27일에도 2-2로 팽팽히 맞선 5회말 2사 1루에서 롯데 우완 선발 시미즈 나오유키를 상대로 146m짜리 대형 2점 아치를 그렸다. 올 시즌 도쿄돔 최장거리 홈런으로 기록될 만큼 호쾌했다.
시즌 12호 홈런에 33타점, 36득점. 5타수 2안타를 기록해 시즌 타율은 0.290.
두 경기 연속 홈런은 5월 5, 6일 야쿠르트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4주 연속 토요일마다 홈런을 날린 이승엽은 4월부터 이날까지 일요일에 4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12개 홈런 가운데 주말에만 8개를 집중시키며 ‘미스터 위크엔드’의 면모를 과시했다.
요미우리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 롯데와 맞대결에 나선 이승엽은 롯데 팬들의 집중적인 야유 속에서도 보란 듯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롯데를 꺾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 이승엽의 맹활약에도 요미우리는 뒷심 부족에 허덕이며 3-7로 졌다. 시즌 최다인 4연패의 부진에 빠진 것.
요미우리는 27승 19패로 지난달 8일 이후 지켜 오던 센트럴리그 선두 자리도 한신에 내줬다. 반면 퍼시픽리그 1위 롯데는 31승 21패를 기록해 양 리그를 통틀어 처음으로 30승 고지를 돌파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