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언론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있다. 월드컵 빛나는 별 0순위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의 18세 축구 신동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사진).
어느새 자국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에 견줄 만큼 성장한 그가 세계에 존재를 각인시킨 건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회. 메시는 7경기에서 대회 최다인 6골을 넣어 팀 우승과 최우수선수상(MVP) 타이틀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메시를 이렇게 평가한다. ‘작다. 키 167cm, 몸무게 67kg. 하지만 왼발을 쓰고 빠르다. 드리블은 어떤 수비수도 제칠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 동작은 물 흐르듯 군더더기가 없다. 플레이는 매우 창의적이다. 측면부터 중앙 공격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프리킥 상황에서 전문 키커 수준의 킥 능력을 갖고 있다.’ 그의 성장 스토리는 영웅 설화를 닮았다. 고향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서북쪽으로 240km 떨어진 도시 로사리오의 빈민가. 5세 때 축구화를 신었다.
그가 축구 신동이라는 증언은 여러 명에게서 확인된다. 초등학교 교사 모니카 도미나 씨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근처 공터에서 축구 경기가 벌어졌는데 모두들 메시와 같은 팀이 되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의 팀은 항상 이겼기 때문이다”고 했다. 동네 사람들은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었지만 축구 실력으로 항상 추종자들을 몰고 다녔다”고 말했다.
○16세 때 입단… 바르셀로나 최연소 득점
체격이 작은 것은 11세 때부터 앓았던 성장 호르몬 결핍 질환 때문. 그런데 이 병이 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치료 환경이 낙후됐고 치료비를 댈 능력도 없던 메시의 부모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이주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13세이던 메시는 자신의 축구 실력을 가늠해보고 싶어 FC 바르셀로나 입단 테스트에 참가했고 구단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스페인에서 ‘벼룩’을 뜻하는 ‘라 풀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작지만 자기 몸의 몇 백배를 점프할 수 있는 벼룩처럼 굉장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뜻. 바르셀로나 주니어 팀에선 경기당 평균 1골 이상을 넣었다. 2003년에는 16세의 나이에 성인 팀으로 승격돼 지난해 5월 1일 알바세테 팀을 상대로 팀 사상 최연소 득점 기록을 세웠다.
메시는 지난해 8월 호세 페케르만 아르헨티나 감독의 ‘러브 콜’을 받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합류했다. A매치 데뷔전 상대는 헝가리였는데 마라도나의 데뷔 상대국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던 1986년의 재현을 그에게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의 몸 상태는 아직 정상이 아니다. 3월 첼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16강전 때 허벅지를 다친 후 재활 훈련 중이다. 최근 연습 경기에서 15분을 뛴 게 전부. 메시는 28일 “실전 훈련이 부족해 6월 11일(한국 시간) 코트디부아르와의 1차전에선 뛰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매일매일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