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 미군용사인 존 맥과이어 씨(오른쪽)가 1월 친구이자 참전 동료인 클레어 에이크 씨에게 복제된 노벨평화상 메달을 달아 주고 있다. 사진 출처 시카고 트리뷴
유엔평화유지군이 수상한 1988년 노벨평화상이 6·25전쟁 참전용사에게도 적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노벨평화상 상장과 메달 복제품을 사들였던 미군 예비역들이 ‘사실무근’이란 소식에 허탈해하고 있다고 일간 시카고트리뷴이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6·25전쟁 참전용사 100여 명은 이날 메모리얼데이(미국 현충일) 퍼레이드에 가슴에 달고 나갈 목적으로 115달러(약 11만 원) 이상을 들여 노르웨이의 한 판매회사로부터 노벨평화상 상장과 메달 복제품을 사들였다.
그러나 얼마 못 가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시카고 트리뷴의 문의를 받은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는 지난주 1988년 노벨평화상이 1956년 ‘수에즈 운하 위기’ 이후 국제분쟁 해결에 기여한 유엔평화유지군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확인했다.
6·25전쟁은 수에즈 위기 3년 전인 1953년 이미 정전협정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에 평화상 수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
6·25 참전용사들이 노벨평화상 상장과 메달 복제품을 사게 된 것은 오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평화상을 복제할 권리를 가진 곳은 노르웨이 유엔군 참전용사협회. 이들은 1990년 노벨상 위원회와 정부에 로비를 해 복제권을 획득했고 1995년 첫 번째 복제메달이 나왔다. 문제는 후에 노르웨이 유엔군 참전용사협회가 자국의 6·25 참전용사도 이 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확대 해석하고 이어 미국의 6·25 참전용사도 포함하도록 결정한 것.
노벨상 위원회는 그런 확대 결정을 승인한 적이 없다며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