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가 1억 원이 넘는 산삼을 먹고 돈을 내지 않은 60대 암 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유방암을 앓고 있던 박모(61·여) 씨가 심마니 김모(47) 씨에게서 천종(天種)산삼 9뿌리 등 산삼 14뿌리를 구입한 것은 17일. 천종산삼은 산에 자연적으로 씨가 떨어져 생긴 산삼이다.
박 씨는 김 씨가 10일 소백산 중턱에서 110년 이상 된 천종산삼 9뿌리를 캤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흥정 끝에 일단 7000만 원을 내기로 하고 김 씨에게 100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 7장을 건넸다.
이들 천종산삼은 모두 1억3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으며 박 씨는 이 희귀한 산삼을 먹은 뒤 약효가 있으면 2000만 원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박 씨는 김 씨에게서 건네받은 산삼 14뿌리 중 11뿌리를 달여 먹은 뒤 김 씨에게 준 자기앞수표의 지급을 정지해 버렸다. 산삼을 달여 먹어도 전혀 약효가 없었다는 게 이유였으며 오히려 “가짜 산삼을 판 것 아니냐”고 큰소리를 쳤다. 이에 김 씨의 신고를 받은 서울 구로경찰서는 30일 박 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지난해 5월에도 박모(49) 씨에게 50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주고 산삼 5뿌리를 사들인 뒤 같은 수법으로 돈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