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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 인사들 어디로]강금실-진대제 ‘패자부활전’ 벼른다

입력 | 2006-06-01 03:25:00

“패자는 물러갑니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저녁 10시경 서울 종로의 선거사무실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원대연 기자

열린우리당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가 31일 저녁 경기 수원시의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에서 선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보도를 착잡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이번 지방선거에 차출돼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서울시장 및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직 출신 인사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들은 ‘반(反)열린우리당 바람’ 때문에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대체로 ‘의미 있는 선전’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막판 72시간 마라톤 유세 등을 통해 ‘부러지지 않는 여자’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진 전 장관은 ‘경제 살리기 주역’이라는 인상을 남겼다고 말한다. 각자 팬클럽 성격의 핵심 지지층을 확보하기도 해 대권 예비주자군(群)에 편입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선거 기간에 “열린우리당에 남아 정치발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누차 강조한 바 있어 ‘정치인 강금실’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곧바로 당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는 등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발 정계개편이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당내 친노(親盧) 및 개혁세력 등과 연대해 나름의 입지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설명이다.

진 전 장관은 영남(경남 의령)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호남세가 중심인 여권에서는 ‘희소성’ 있는 대선주자 대항마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열린우리당에서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빚어질 경우 통합 반대 측이 진 전 장관을 대안으로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진 전 장관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패배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진 전 장관은 “당분간 낚시 가고, 손자 손녀 보고, 성당 가면서 시간을 보내겠다”는 입장이다.

부산 대구 광주 충남 광역단체장 선거에 각각 징발 케이스로 출마했던 오거돈 이재용 조영택 오영교 씨의 경우 행정부의 요직에 다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경북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박명재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은 벌써 차기 중앙인사위원장으로 거론된다.

믿는 사람을 계속 중용하는 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로 볼 때 이들에 대해 어떤 형식으로든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 전북지사에 각각 출마했던 박주선 정균환 전 의원의 행보가 관심사다. 이들은 한화갑 대표 이후의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