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04년 총선 관련 예산 가운데 쓰고 남은 184억여 원 중 121억여 원만 불용(不用)처리했다.
불용처리하지 않은 63억여 원 가운데 53억여 원은 임의로 예산명세서에 없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거나 직원 해외연수 등의 사업 확대에 사용했다. 나머지 10억여 원도 2004년 말 시급하지도 않은 사무용 가구 구입에 썼다.
감사원이 1일 발표한 ‘2005회계연도 결산검사 보고’에 따르면 2004, 2005년 2년간 중앙선관위를 비롯한 37개 감사대상 기관이 예산을 낭비했거나 낭비가 예상되는 액수는 모두 6532억여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 사례에는 연간 소득 48억 원인 부동산 임대업자에게 정부가 가난한 농어민의 부담을 줄여 준다며 2005년 건강보험료 285만 원을 대신 내준 경우도 있다. 1000m²(340평) 이상의 농지가 있을 경우 신고만 하면 농민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이다.
한편 청와대와 국정홍보처에 대한 2005년 결산검사 결과 정책 홍보에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비서실은 2005년 575억8600만 원을 지출했다. 81억3400만 원의 주요 사업비 지출액 가운데 국정 평가 및 홍보로 전체 사업비 지출액의 37.7%인 30억6700만 원을 썼다. 이는 전년 대비 33.5%가 증가한 수치다.
국정홍보처의 경우 인건비 지출액이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예비비 지출액 75억7400만 원 가운데 ‘부동산 대책 홍보’에 37억600만 원을 썼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 홍보비’로 18억3200만 원, ‘대통령 해외순방 관련 홍보비’로 13억8300만 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