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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의장 與의장직 사퇴… 朴대표 지도부 군기잡기

입력 | 2006-06-02 03:43:00

5·31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참패를 기록한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의장이 1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정 의장은 몇 시간 뒤 당의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이종승 기자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압승을 이끈 박근혜 대표가 1일 오전 당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전투복’으로 불리는 바지정장 대신 치마를 입었다. 김경제 기자


■鄭의장 與의장직 사퇴

“지금 이 순간 현애철수장부아(懸崖撒手丈夫兒·낭떠러지에서 손을 놓는 것이 장부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1일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백범일지’에 나온 구절로 김구 선생이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虹口) 공원 의거를 앞둔 윤봉길 의사에게 “결단을 앞두고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들려준 말이다.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취임 104일 만에 의장직을 그만두는 심경이 그 정도로 비장한 듯했다. 그는 회견에서 “모든 책임은 당의장에게 있다. 가장 낮은 곳에 서서 희망의 싹을 키우기 위해서 땀 한 방울이라도 보태겠다는 각오로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일으켜 세워 보기 위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의 마음의 문을 열기에는 역불급, 역부족이었다”며 스스로를 질책했다.

임채정 유인태 의원 등 일부 중진은 당의 위기를 헤쳐가야 한다며 정 의장의 사퇴를 만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5년 정치에 입문한 뒤 15대 총선에서 전국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해 ‘행운아’라는 소리를 들어 왔던 정 의장도 여당 사상 최악의 참패라는 결과 앞에 사퇴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朴대표 지도부 군기잡기

“선거기간의 약속은 목숨같이 생각해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 여기서 안주하거나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당직자회의에서 한 말이다. 선거압승을 이뤄낸 주역이건만, 승자의 들뜬 분위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박 대표는 나아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더욱더 국민 속으로 들어가 달라”고 오히려 분발을 촉구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대승하고도 6개월 뒤 대통령선거에서 졌던‘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들 말한다.

실제 박 대표는 이번 선거 압승을 ‘여당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런만큼 한나라당이 겸허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상황이 뒤바뀔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듯하다. 한 측근은 “박 대표는 당 대표로서 선거 지원은 당연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 그 결과물인 ‘선거압승’을 내세워 자신의 대권가도에 이용하기는 싫다는 일종의 결벽증이 박 대표의 태도를 더욱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17일 이전에 대표직을 사임할 계획이다. 백두(白頭)가 되면결벽증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자유 입장이 된 박 대표의 대권행보는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한화갑 기세

“대권후보 영입하겠다”

민주당 한화갑(사진) 대표는 1일 몹시 들뜬 모습이었다.

한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전북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간의 정당 지지도가 2%포인트밖에 차가 안 난다”고 강조했다.

이는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것 외에 전북에서도 지사 선거는 12.6%포인트 차로 졌지만 기초단체장은 6석을 확보해 4석을 얻은열린우리당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데 대한 자부심을 표출한 것.

한 대표는 “고건 전 국무총리등 대권 후보를 영입해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원적지가 민주당인 열린우리당 사람들이 돌아온다면 언제든 받아주겠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