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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집단소송으로 번진 종합부동산세 저항

입력 | 2006-06-03 03:00:00


서울 강남의 일부 주민이 종합부동산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는 집단소송과 함께 종합부동산세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 달라고 행정법원에 신청했다. 이들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한다. 지난해 경기도 17개 시군 주민들이 재산세 납부거부운동을 벌인 데 이어 일부 서울 시민의 조세 저항이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평범한 시민을 투기꾼과 한통속으로 몰아 세금을 2, 3배씩 때리는 부동산정책이 법의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종부세는 지난해 ‘공시가격 9억 원 이상, 개인별 부과’에서 올해 ‘공시가격 6억 원 초과, 가구별 합산’ 방식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과세표준 적용률이 50%에서 70%로 높아져 대상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게 됐다. 6월 1일 기준의 종부세 고지서가 12월 40여만 명에게 날아갈 전망이다.

행정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든 결국 헌재가 종부세의 위헌 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다. 이 세금은 조세평등주의 위배, 이중 과세, 지방정부 권한 침해 등 여러 위헌 요소를 안고 있다. 조세만능주의의 산물인 종부세는 또 민간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려 서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부동산 세금폭탄에 대해 “다수 국민과 상관없이 3%의 고가(高價) 주택만 겨냥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계급적 증오감을 부추기고 악용하니 납세 대상자들이 참지 못하고 저항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또 정부의 ‘편 가르기’ 공세에도 불구하고 많은 서민은 ‘부자들을 세금으로 괴롭히니 이들이 돈을 안 써 우리가 더 힘들다’며 정부 여당에 등을 돌렸다.

세제발전심의회 위원인 최명근 강남대 석좌교수는 “재산세는 재산의 근간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과세해야 하며, 기대 수익으로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재산세는 재산 몰수에 해당하며 헌법의 소유권 보장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무능하고 비효율적인 정부가 국민 재산권을 보호해 주기는커녕 핑계만 있으면 세금으로 털어 가려 하니 민심이 따를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