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을 이틀 앞둔 3일, 정부협상단 160여명과 협상반대 원정시위대가 나란히 워싱턴에 입성했다.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는 1차 협상은 상호 협상전략 등을 확인하는 탐색전 성격이 강하다. 1차 협상에는 외교통상부 김종훈(金宗壎) 대사가 수석대표로 참가하며, 미 무역대표부(USTR)와 국무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에서 농업 섬유 통신 등 22개 분과로 나뉘어 분산 진행된다. 미국 측 협상단은 60여명 규모다.
최석영(崔晳泳) 주미대사관 경제공사는 2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쌀 시장 등 농업분야 방어에 주력하고, 미국은 섬유 등 공산품 보호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단에는 전문통역사 5,6명도 포함됐다. 한 관계자는 "통신 의약품 등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협상단이 참여하지만, 협상단 전체가 차분하고, 공통된 이해를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통역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2차 협상은 7월중 서울에서 열린다.
한편 한미 FTA 범국민운동본부 소속의 일부 원정시위대는 워싱턴 공항의 검색 과정에서 '입국 목적'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뉴욕 등 제3의 도시를 통해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50명 쯤 되는 원정시위대는 미국 내 한국인 시민단체 소속 회원 100여명과 미국의 반전 인종차별 운동단체인 'A,N,S,W,E,R' 소속 회원 수백명과 연대해 4일 오후부터 백악관 주변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원정시위대 관계자는 "한국인 일부가 FTA 협상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시위의 목표"라며 "평화적인 시위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는 데니스 쿠치니치 등 민주당 소속 일부 하원의원도 동참했다. 이들 하원의원들은 FTA 체결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미국 내 제조업체 노조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FTA 협상이 한국자동차 시장에 대한 가시적이고 의미 있는 접근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