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개최 도시 12곳 중 프랑크푸르트가 가장 먼저 월드컵과 사랑에 빠졌다.
‘독일의 현관’으로 불리는 교통 금융의 중심지 프랑크푸르트 전역은 3일 거리문화 축제 ‘시티아레나’와 빛의 축제 ‘스카이아레나’로 축제 열기를 점화시키며 한껏 달아올랐다. 월드컵 개막에 앞서 독일 전역에서 처음 열리는 도시 전체 규모의 잔치에 수만 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축제를 만끽했다.
▽18개국 참여 문화축제=오순절(5일)이 낀 연휴 첫날인 3일 낮 12시 무렵 프랑크푸르트 구시가 10개 거리에서는 18개국이 참여하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문화축제 ‘시티아레나’가 개막됐다. 한국은 명품 거리 ‘괴테슈트라세’에 자리를 잡고 사물놀이와 태권도, 전통무용 공연을 선보였다. 시민들은 사물놀이의 흥겨운 장단과 전통무용단 ‘나비’의 화려한 춤사위, 박력 있는 태권도 시범에 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사물놀이와 태권도 공연팀 전원이 14∼17세의 독일인 청소년들로 구성된 점도 이채로웠다. 사물 놀이팀을 지도한 재독일 무용가 강호정 씨는 “아이들이 한국 장단을 너무 좋아해 매주 열리는 강습에 빠지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태권도 시범단의 홍일점 린다(14) 양은 “동양의 신비한 힘을 느낄 수 있고 건강에도 좋아 친구들에게도 태권도를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를 빛의 캔버스로=이날 밤에는 ‘유럽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프랑크푸르트의 고층 빌딩군이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신했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캔버스 삼아 영상과 레이저를 흩뿌리는 ‘스카이아레나’ 축제가 모습을 드러낸 것.
코메르츠방크와 알리안츠보험 등 7개의 고층 빌딩은 축제에 앞서 건물 외벽에 특수 코팅지를 부착했다. 마인 강변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오후 11시가 되자 거대한 빛줄기가 빌딩들을 환하게 물들였다.
거리축제 ‘시티아레나’는 4일에 이어 월드컵 결승전을 하루 앞둔 7월 8일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