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일 또 한번 브라이언 멀로니(67·사진) 전 캐나다 총리를 언급했다. “한두 번의 선거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지난해 10월 26일 재·보선 참패 직후에도 노 대통령은 “멀로니 총리는 결과적으로는 당을 몰락시켰지만 캐나다를 구했다”고 극찬했다.
2일 발언도 그때와 같다. “1993년 캐나다 보수당이 소비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참패를 했다. (169석을 보유하고 있던) 보수당은 2석만을 얻고 풍비박산의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소비세 인상은 캐나다의 심각한 재정위기를 해결하고 경제성장을 가져오는 데 기여했다. 그 공은 자유당이 가져갔다. 보수당은 2005년이 되어서야 다시 집권당이 되었다.”
멀로니 전 총리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연방부가세(GST·Goods and Services Tax)’ 도입 법안을 통과시키는 바람에 비록 그의 보수당은 몰락했지만 캐나다를 선진7개국(G7) 중 가장 재정 건전성이 높은 나라로 만들었고, 2006년 1월 다시 집권당이 됐다는 것이다(2005년은 노 대통령의 착각이다).
그러나 1월 집권에 성공한 스티븐 하퍼 총리의 보수당은 멀로니 전 총리의 ‘진보적 보수당(PCP)’이 아니다.
한국 캐나다학회 초대 회장을 지낸 신명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일 “PCP는 1996년 총선에서 신생정당인 개혁당(RP)에 흡수돼 해체됐다”면서 “PCP와 현재의 보수당(CP)은 이념과 비전이 전혀 다른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